'월세 1400만원' 아파트도 속속 계약…강남도 떨게 한 역전세 공포

배규민 기자 2023. 7. 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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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월세 수요가 꾸준히 높다.

강남권의 경우 월세 물량은 줄어들고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월세 계약도 속속 이뤄진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주거시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은 58%로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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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평균 전세가율이 50% 붕괴 직전에 놓였다. 특히 집값 하락세는 둔화되는 반면 전셋값 하락세가 가파른 강남권은 40%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사진은 30일 서울 시내 부동산에 걸린 전세 안내문. 2023.03.30.

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월세 수요가 꾸준히 높다. 강남권의 경우 월세 물량은 줄어들고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월세 계약도 속속 이뤄진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54㎡는 지난달 12일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400만원에 임차거래가 이뤄졌다. 같은동, 같은층 아파트는 2021년12월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월세 1000만원대 거래가 이어진다. 전용 129㎡는 지난 4월 월세 1000만원에 계약서를 썼으며 전용 129㎡ 기준 보증금 1~2억원에 월세 1200만원 매물이 나와 있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32㎡는 지난달 보증금 3억원에 월세 74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5월에는 보증금 12억원에 보증금 280만원의 갱신 계약이 체결됐다.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월세 1000만원이 넘는 거래는 주로 법인이 계약하는 등 특정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방식의 임대차 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월세 물건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 아실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1월1일 기준 월세 물량은 162건이었으나 지난 3일 기준 물량은 78건으로 약 52% 줄었다. 같은 기간 전세 물량은 202건에서 114건으로 44% 줄어 월세 물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주거시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은 58%로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월세 비중은 1월 54.7%에서 2월 56.1%로 늘었으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낮아진 3월과 4월에 각각 54.3%, 52.8%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월세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 5월 월세 비중은 59.5%로 60%에 육박한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성은 살아있어 당분간 월세 선호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직방이 전세 계약 기간을 2년으로 간주하고 분석한 결과 향후 1년간 전국의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보증금 규모는 300조원을 넘어선다. 2011년 실거래가 공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최고치다. 2023년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 하반기 전국 주택전세거래총액은 149조800억원, 2024년 상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2022년 상반기 전세거래총액은 153조900억원이다.

보증금 총액 상위 지역은 서울 강남 3구다. 강남구 13조2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11조6000억원, 서초구 9조2500억원이다. 강남 3구는 단일 시군구로 서울·경기·인천·부산을 제외하고 지방 단일 시도보다도 많은 보증금의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에 비해 13.5% 하락한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 우려에 월세 선호 현상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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