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칼럼] 민심의 바로미터 '총선 풍향계'
(충북ㆍ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민생을 외면한 채 정파 간 싸움질만 하는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괴담, 음모, 선동, 프레임 전쟁으로 혼란과 혐오 그 자체다. 바로잡기 위해선 비판과 지지가 유연해야 하는데 유권자마저 진영으로 갈라져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와 여당은 정책결정 과정의 비민주성과 협치 실종, 존재감이 없어 오만과 무능의 모델로 비판받고 있다.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서부터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코인의혹, 방탄정당 논란 등 마치 복마전 같은 야당도 전례가 없다.
최근 국내 최대 이슈로 등장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과학적 근거는 무시된 채 괴담의 극치다.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염두한 여야의 여론전은 촌극 수준이다. 정부와 여당은 오염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기준에 맞으면 인체와 수산물에 안전함을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원전 오염수를 '핵폐수'로 지칭하는 등 장외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오염수 검증에 참여한 원자력 전문가들을 '돌팔이 과학자'라고까지 매도했다. 광우병, 천안함, 사드 괴담 등을 경험하고도 이렇게 상황이 악화될 정도까지 정부대응에 아쉬움이 적지않다.
원전수 방류는 국제규약상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 검증기준을 통과하면 해당 국가인 일본이 결정한다. 이 기구에는 한국은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주요국가 원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도 만약 원전사고가 발생해 오염수를 방출해야 한다면 이 기구 규정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마치 우리 정부가 일본에 방류를 허가하는 양 난리다.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야당과 반대 진영의 공세 빌미를 제공하며 과학이 아닌 '괴담바이러스'가 침범토록 화를 키웠다. 이 문제는 22대 총선까지 이어져 진영에 의한 '친일프레임 선거'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모든 선거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지금의 충북 총선 풍향계도 마찬가지다. 민생과 인물교체 여론은 무관하게 거리마다 정당과 정치인이 내건 현수막으로 혼란스럽고 불쾌하다. 이런 내전 상황에서도 '양수겸장'에 능한 정치인들의 감각은 동물적이다.
당 안팎에서 낙천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에 후보군이 몰리고 있다. 여당은 청주 흥덕구와 청원구, 야당은 상당구와 청원구다. 하지만 여야 모두 딱히 호감도가 높은 인물은 서너 명에 불과하다. 지방의회 출신으로 품격 있는 의정활동을 인정받거나, 고위공직생활을 하면서 능력과 인품에서 호평받는 일부가 주목받고 있다.
황영호 충북도의회의장과 서승우 대통령실 비서관, 김진모 전 검사장이 대표적이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여론이 걸림돌이 될 것 같다. 중부3군은 여야 후보군 모두 정체성과 치열함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그러다보니 행복도시건설청장에 이어 3선의 군수를 역임 중인 송기섭 진천군수가 능력과 자질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여론과 함께 총선 때마다 거론된다. 고심 끝에 도지사 선거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지역 내 최다선(5선)인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변재일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 명분을 내세워 6선 도전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공천의 관문을 통과해 '관솔'이 될지 미지수다. 야권의 지역대표격인 3선의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장관과 노영민 청와대비서실장 등판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자칫 묵은 솔 치우려다 지역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여당이 점령한 도내 북부권의 사정은 내부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이중 충주는 여당 중진 이종배 의원에 맞서 같은 당 소속의 현직 시장이 뒤에서 총구를 들이대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치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말을 갈아타야 하는 이유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궁색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최근 당내 갈등으로 비춰지자 두 사람간 정치적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돈, 명예, 권력은 한배를 탈수 없어 침몰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중남부4군은 이를 갖춘 여당의 현역의원이 건재하다. 두 차례 도전장을 냈다 패한 야당 정치인만이 '절치부심'하고 있다.
나머지 거론되는 인물들은 정체성인 모호하거나 치열함, 존재감이 없어 선거결과에 '상수가 아닌 변수'로 작용할 뿐이다. 음모와 선동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은 삶의 궤적이 보다 감동적이고 성공적인 인물을 갈망하고 있다.
12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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