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아시아 창작진에도 언젠가 열릴 것"… '멤피스' 프로듀서 수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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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를 늘 환영하는 브로드웨이 업계는 다 같이 뮤지컬 'K팝'의 조기 종연을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권 뮤지컬의 성공적 브로드웨이 진출은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 가능할 겁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프로듀서 수 프로스트(68)는 지난해 한국 창작진이 참여해 한국적 소재로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K팝'이 두 달도 안 돼 조기 종연한 것에 낙담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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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 수상보다 입소문이 더 중요한 요즘 관객
'해밀턴' '라이언 킹' 등 유명 브랜드 공연만 흥행"
"새로운 시도를 늘 환영하는 브로드웨이 업계는 다 같이 뮤지컬 'K팝'의 조기 종연을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권 뮤지컬의 성공적 브로드웨이 진출은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 가능할 겁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프로듀서 수 프로스트(68)는 지난해 한국 창작진이 참여해 한국적 소재로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K팝'이 두 달도 안 돼 조기 종연한 것에 낙담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프로스트는 미국에서 20년간 50여 편의 뮤지컬을 제작한 베테랑 브로드웨이 제작자. 20일 개막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멤피스'와 11월 개막하는 '컴 프롬 어웨이'의 브로드웨이 원작 제작사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의 창립 멤버다.
국내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돕는 'K뮤지컬국제마켓' 행사 참석차 내한한 프로스트는 "한국 뮤지컬의 높은 수준이나 열정적 관객에 대해서는 브로드웨이 관계자들도 익히 알고 있다"며 "한국은 특히 창작진이 젊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K팝'이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한 배경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완전히 달라진 브로드웨이의 소비·제작 방식에서 찾았다. 2020년 3월 공연을 전면 중단한 브로드웨이는 2021년 9월이 돼서야 전면 재개장했다. 프로스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뉴욕 주변 주(州)에 사는 고령의 브로드웨이 충성 관객들은 아직도 뉴욕을 안전하지 못한 곳으로 보고 있다"며 "'해밀턴', '라이온 킹', '위키드'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공연만 재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신작 생존은 더욱 어려워졌다. 투자비는 상승했고, 언론의 공연 리뷰나 토니상 수상 여부보다 입소문이 흥행을 좌우하는 등 '스타 캐스팅'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신작이었던 'K팝'에 대해 그는 "기존 브로드웨이 관객 이상의 새로운 관객을 사로잡을 좀 더 확실한 노력이 필요했고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 공연으로 호평받았던 2019년 오프브로드웨이 'K팝' 공연을 언급하면서 "작고 친밀한 공간에서 함께 즐겼던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의 경험이 공연장을 달리하면서 반감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머시브 공연은 최근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세계 공연계의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프로스트는 관객이 파티에 참여하는 것처럼 꾸민 최신 브로드웨이 개막작 '히어 라이즈 러브'를 예로 들며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젊은 관객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어두운 곳에 앉아 휴대폰을 끄고 조용히 관람하는 전통적 공연이 정말 관객들이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성공 방정식의 해답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는 게 프로스트의 생각. 중요한 것은 보편적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그는 "특정 시간과 공간에 한정된 이야기도 주제가 보편성을 띤다면 얼마든지 관객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며 "흑인과 백인의 사랑을 다룬 '멤피스'와 20년도 더 된 9·11 테러 당시의 이야기를 다룬 '컴 프롬 어웨이'에 한국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의 시장 회복은 아직 더디지만 그는 공연계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인기지만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함께하는 공연장의 경험을 대체할 어떤 매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TV와 영화에 진출해 경제 여건이 좋아진 배우들이 어김없이 무대로 돌아오는 것도 한 공간에서 형성되는 친밀감을 배우 역시 잊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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