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곰탕·시오라멘...미쉐린이 새로 점찍은 레스토랑 보니
전국의 미식가들이여, 실력을 발휘할 때가 왔다. ‘미식계 성서(聖書)’라 불리는 ‘미쉐린 가이드’가 2024년 서울편 발간에 앞서 새로 추가된 레스토랑 일부를 선공개했다. 새 레스토랑은 이름만 공개될 뿐, 어떤 부문에 선정됐는진 알 수 없다.
미쉐린 측은 선공개에 대해 “스스로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이 돼 해당 식당이 어떻게 될지 예측해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며 “또 가이드 발간 후엔 많은 손님이 몰리므로, 다른 미식가들이 움직이기 전에 발 빠르게 방문해 볼 수 있단 장점이 있다”고 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식당의 음식을 별(스타) 1~3개로 평가한다. 별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엔 ‘빕 구르망’ 타이틀이 붙는다. 근거리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곳엔 ‘그린스타’를 준다.
현재까지 선공개된 식당은 지난 3월부터 3곳씩, 총 12곳. 이들이 최종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진 가이드 발간 전까지 알 수 없다. 미쉐린 가이드 발간일은 매해 조금씩 달라지는데, 2023년 서울편은 지난해 10월에 공개됐다. 당시 별 받은 식당은 35곳, 빕구르망은 57곳, 그린스타는 3곳이었다.
◇'시오라멘’ 한길만 파고들어
지난 4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담택’은 내부 온도가 30도였다. 큰 테이블 2개에 의자 12개를 놓은 소박한 라멘집. 매장과 부엌이 붙어 있어 에어컨을 최대로 가동해도 열기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렇지만 라멘 그릇을 받아든 손님 누구도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국내 여러 라멘집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은 조원현(35) 오너셰프가 2018년 차린 곳. 일본 라멘 하면 흔히 생각하는 돼지뼈 육수의 ‘돈코쓰 라멘’이 아닌, 소금으로 기본간을 하는 ‘시오라멘(9000원)’만 한다. 여기에 유자시오라멘(1만원), 레몬시오라멘(1만원) 등으로 변주를 줬다. 조씨는 “국내에서 비주류에 속하는 시오라멘을 알린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매일 매장 한쪽에 있는 제면기로 조씨가 직접 면을 뽑고, 육수도 직접 만든다. 이 육수에 밥 말아먹고 싶단 손님들 요청이 많아, 공깃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면 추가도 1회 무료다.
◇닭곰탕부터 베지테리언 음식까지
서울 성동구 계월은 백곰탕(1만원), 닭수육(1만8000원) 등 닭고기를 주제로 한 식당이다. 치킨집 아들로 자라, 부모님이 해준 닭곰탕을 자주 먹으며 컸다는 김병욱(29) 오너셰프가 2021년 7월 문을 연 곳. 대개 닭곰탕은 국물 색이 탁하고 기름이 많이 뜨는데, 투명에 가까운 맑은 육수를 내는 게 이 집 특징이다.
김씨는 “닭곰탕만큼은 누구보다 맛을 잘 감별할 수 있다”며 “내가 먹었을 때 맛있는 음식이라면, 드시는 분들도 맛있을 거란 생각에 닭곰탕집을 열었다”고 했다.
‘르오뇽(강남구 신사동)’은 ‘베지테리언용 음식은 맛없다’는 편견을 제대로 뒤집은 집이다. 프렌치 요리를 바탕으로 한 ‘페스코 베지테리언(육류를 빼고 생선과 난류, 유제품만 사용)’ 음식을 선보인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티피크’는 대부분 재료를 숯으로 굽거나 향을 입혀 요리한다. 육류나 해산물뿐 아니라, 버터나 아이스크림도 훈연해 향미를 더한다.
강남구 신사동 ‘임프레션’은 어찌 보면 ‘경력직’이다. 2021년 2스타를 받은 후 재정비 시간을 갖기 위해 문을 닫았다가, 3년 만에 다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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