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용 희귀금속 수출통제… 韓 “다른 품목 확대 가능성 주시”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3. 7. 5. 03:03
내달부터 갈륨-게르마늄 등 통제… 美의 기술수출 봉쇄에 맞불 전략
옐런 방중 앞두고 ‘자원 무기화’
韓日 등에 ‘봉쇄 동참말라’ 경고도
‘희귀금속 脫중국’ 부메랑 될수도
옐런 방중 앞두고 ‘자원 무기화’
韓日 등에 ‘봉쇄 동참말라’ 경고도
‘희귀금속 脫중국’ 부메랑 될수도
중국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방중(訪中)을 앞두고 첨단 반도체 및 태양광 패널 등에 사용되는 희귀 금속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미중 고위급 소통 재개 합의에도 반도체 같은 첨단 분야 제재를 지속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반(反)간첩법 시행에 이어 자원 무기화를 본격화한 것이다.
● 반도체 규제 강화에 자원 무기화 나선 中
중국 상무부와 세관총국은 다음 달 1일부터 갈륨 관련 8개 품목과 게르마늄 관련 6개 품목이 수출 통제 대상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제품을 수출하려면 구체적인 해외 구매자 정보를 보고해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갈륨은 첨단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용 태양전지 등에 쓰이며 게르마늄은 광섬유 통신, 적외선 카메라 렌즈 등에 필수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은 세계 갈륨 생산의 97.7%, 게르마늄 생산의 67.9%를 차지한다.
상무부와 세관총국은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보호를 위해 국무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개발 견제를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며 ‘맞불’ 조치임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 주도 반도체 장비 규제에 동참한 네덜란드가 이르면 9월 심자외선(DUV)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것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에 이어 구형 DUV 장비까지 중국 내 반입을 막으면 DUV를 통해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해온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옐런 장관 방중을 앞두고 나온 조치인 만큼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규제 강화,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 기업 투자 제한 등을 담은 정책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또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중국 기업 접근성 제한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중국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바이든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옐런 장관은 이날 셰펑(謝鋒) 신임 주미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거시경제와 금융 문제를 포함한 세계적인 도전 과제에 대해 두 경제 대국 협력의 중요성을 전달하면서 (미국이) 우려하는 이슈들을 제기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 광물 中 의존도 높은 한국 압박 우려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수출 규제는 국내 반도체 산업 등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지질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은 전체 갈륨 수입량의 40% 이상을, 게르마늄은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국내 주력 분야인 메모리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갈륨은 전력 조절에 강점을 가진 소재여서 반도체 시장의 한 부분인 전력반도체의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달 27일 ‘삼성 파운드리 2023’에서 2025년부터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4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업계와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조치의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희귀 금속 수출 규제를 무기로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에 동참하지 않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3일 한중일 국제포럼에서 “한국과 일본이 다른 나라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존중하지만 이를 가까운 이웃을 봉쇄하는 데 사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갈륨은 한국과 일본, 게르마늄은 캐나다와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에서 생산되는 만큼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각국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반도체 규제 강화에 자원 무기화 나선 中
중국 상무부와 세관총국은 다음 달 1일부터 갈륨 관련 8개 품목과 게르마늄 관련 6개 품목이 수출 통제 대상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제품을 수출하려면 구체적인 해외 구매자 정보를 보고해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갈륨은 첨단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용 태양전지 등에 쓰이며 게르마늄은 광섬유 통신, 적외선 카메라 렌즈 등에 필수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은 세계 갈륨 생산의 97.7%, 게르마늄 생산의 67.9%를 차지한다.
상무부와 세관총국은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보호를 위해 국무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개발 견제를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며 ‘맞불’ 조치임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 주도 반도체 장비 규제에 동참한 네덜란드가 이르면 9월 심자외선(DUV)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것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에 이어 구형 DUV 장비까지 중국 내 반입을 막으면 DUV를 통해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해온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옐런 장관 방중을 앞두고 나온 조치인 만큼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규제 강화,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 기업 투자 제한 등을 담은 정책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또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중국 기업 접근성 제한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중국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바이든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옐런 장관은 이날 셰펑(謝鋒) 신임 주미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거시경제와 금융 문제를 포함한 세계적인 도전 과제에 대해 두 경제 대국 협력의 중요성을 전달하면서 (미국이) 우려하는 이슈들을 제기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 광물 中 의존도 높은 한국 압박 우려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수출 규제는 국내 반도체 산업 등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지질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은 전체 갈륨 수입량의 40% 이상을, 게르마늄은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국내 주력 분야인 메모리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갈륨은 전력 조절에 강점을 가진 소재여서 반도체 시장의 한 부분인 전력반도체의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달 27일 ‘삼성 파운드리 2023’에서 2025년부터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4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업계와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조치의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희귀 금속 수출 규제를 무기로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에 동참하지 않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3일 한중일 국제포럼에서 “한국과 일본이 다른 나라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존중하지만 이를 가까운 이웃을 봉쇄하는 데 사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갈륨은 한국과 일본, 게르마늄은 캐나다와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에서 생산되는 만큼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각국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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