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낭만의 민락수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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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은 전국적인 명소다.
수영구에 따르면 2018년 40만8160명이 다녀간 민락수변공원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29만4743명, 24만1906명이 방문했다.
21세기 들어 민락수변공원에서 성행했던 바닷가 술판은 그 축소판이었던 셈이다.
결국 수영구가 지난 1일부터 민락수변공원 일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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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은 전국적인 명소다. 계절따라 달라지는 풍광이 일품인 데다 청춘남녀의 ‘헌팅 장소’로 유명한, 밤이 더 좋은 바닷가 공원이다.
수영구에 따르면 2018년 40만8160명이 다녀간 민락수변공원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29만4743명, 24만1906명이 방문했다. 방역수준이 완화된 지난해에는 89만4820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색 바다 분위기에 취해 낭만의 밤을 보내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이곳은 원래 바다였다. 지금의 광안해변로와 진조말산(해발 70m가량의 민락동 앞산)이 해안선이었는데, 옛 태창목재 야적장 건립을 위해 1973년부터 매립되기 시작했다. 1992년 8월 민락수변공원 조성 공사가 진행돼 길이 543m, 너비 60m, 4만 명 수용 규모로 1997년 5월 완공됐다. 바다와 휴식공간을 결합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변공원이다.
민락수변공원에는 2010년부터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밤에는 민락회센터 활어직판장에서 포장해온 회를 안주로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로 더 붐볐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야외 술집’이었다. 새벽까지 술판이 벌어지고 아침이면 쓰레기로 넘쳐났다. 수영구는 매일 쓰레기 처리가 가장 골치 아픈 업무다. 취객 간 시비가 수시로 벌어져 경찰관 출동이 잦은 공원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물 맑고 경치 좋은 국립공원 계곡이나 산에서 밥 짓고 고기 구워 술 마시는 행위가 일반적이었다. 그런 식으로 한국 특유의 ‘여름 휴가철 낭만’을 즐기던 사람이 많았다. 이 때문에 국립공원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배출됐고, 행정기관 청소업무 부담도 컸다. 1990년 11월 지정 장소 외의 취사 및 야영금지 조치가 시행되기까지 전국 국립공원은 몸살을 앓았다. 21세기 들어 민락수변공원에서 성행했던 바닷가 술판은 그 축소판이었던 셈이다.
결국 수영구가 지난 1일부터 민락수변공원 일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했다. 음주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한다. 부산 대표 ‘술판 공원’이 ‘금주 공원’으로 거듭났다. 대체적으로 달라진 풍경을 반기는 분위기다. 당장의 관광객 감소는 어쩔 수 없다. 다양한 형태의 바닷가 문화 콘텐츠가 가미되고 ‘음주 청정 구역’에 걸맞은 환경개선이 이어진다면 방문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올여름에는 색다른 ‘민락수변공원 낭만’을 기대한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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