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세대 나이스’ 졸속 개통에 교육현장 혼란 여전하다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도입 이후 학교 현장에서 각종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접속 장애와 오류, 먹통 등으로 교사들이 업무를 보기 힘들 지경이다. 교육부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지금은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장에선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나이스는 학생 성적과 생활기록, 출석과 결석, 교원 인사정보 등을 입력·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교육부가 2천824억원을 들여 구축한 4세대 나이스는 지난달 21일 개통됐다. 2025년 전면 도입할 예정인 고교학점제 등 변화된 교육정책을 반영하고 태블릿, 스마트폰 등 사용자의 이용환경 변화를 적용하기 위한 조치다.
일선 학교에선 기말고사를 앞두고 새 시스템 개통에 따른 혼란을 우려해 연기를 주장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묵살하고 개통을 강행했다. 결국 우려했던 일들이 터졌고,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개통 첫날부터 접속이 안 돼 ‘로딩 중’ 화면만 뜨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부 학교에선 시스템에 접속했더니 다른 학교의 정답표(문항정보표)가 출력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나왔다. 교사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시험 문제를 고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수능 ‘킬러 문항’ 출제 배제 논란으로 시끄러운데 나이스 졸속 개통까지, 교육 현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22일 교사 1천990명을 대상으로 한 ‘나이스’ 관련 설문조사 결과 89.2%가 불만족이라고 응답했다. 개통 시기가 6월인 점에 대해 97.1%가 부적절하다고 했고, 94.5%는 4세대 나이스 도입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새 시스템을 기말고사를 앞두고 의견수렴도 없이 왜 서둘러 개통했는지 의문이다.
교사들이 학기 중간에 시스템을 바꿀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우려를 표했는데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개편을 밀어붙여 혼란을 키웠다. 이후 교육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학교에선 각종 오류가 계속 발생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존 나이스보다 간결성과 사용 편의성 등 모든 면에서 떨어진다’, ‘세부적으로 지적할 문제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이전 3세대와 연동되지 않아 자료를 수기로 남겨야 하는 등 업무 처리가 몇 배로 늘었다’는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밀어붙이기식 불통·졸속 행정으로 전국의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교육부는 각성해야 한다. 피해 축소나 변명은 그만하고 시스템을 조속히 안정시켜 교육 현장의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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