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까먹은 優勢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7. 5. 03:01
24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김정현 八단 / 黑 리웨이칭 九단 흑>
白 김정현 八단 / 黑 리웨이칭 九단 흑>
<제11보>(131~153)=리웨이칭의 바둑을 보면 호전적 기풍임이 분명하다. 잔잔한 집바둑보다 어지러운 싸움을 즐긴다. 이런 유형이 일류 대열에 오르려면 정밀한 수읽기 외에도 결단력, 단호함, 기세 등이 필수다. 10여 년 전 매번 드라마 같은 난전을 보여주던 이세돌이 그 전형이다. 리웨이칭은 과연 그런 조건들까지 갖춘 파이터일까.
131에서 내려진 리웨이칭에 대한 판정은 일단 부정적이다. 지략도 기세도 없는 무기력한 퇴각이라는 것. 132로 요석 흑 3점을 잡는 순간 백은 순식간에 사통오달했다. 참고도 1로 무조건 잇고 버틸 장면이었다. 만약 4로 잡으러 갔다간 13~19로 오히려 백이 망한다. 따라서 18로는 19로 지켜 각생하게 되는데 그 타협은 흑의 대우세다.
하지만 백도 횡재의 기쁨에 취해 136이란 완착을 범하고, 그 순간 애써 장악했던 우세를 한입에 까먹는다. 137에 두어 하변 진출을 도모할 장면. 그런 뒤 흑 136면 ‘가’로 하변을 깨면서 살아 만족이다. 137의 봉쇄가 너무 아팠다. 143까지 미세한 형세에서 백이 144란 뱃심의 한 수를 던진다. 필쟁의 요소부터 챙기고 버티겠다는 뜻. 153 치중에 백은 어떤 대비책을 준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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