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인 호감 얻으려 ‘민속신앙’ 카드 꺼냈네
중국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겨냥해 ‘바다의 여신’ 마주(媽祖)를 띄우고 있다. 마주는 중국 연안 지역과 대만에서 받드는 민속 신앙으로, 2009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지정된 바 있다. 중국이 대만에서 1600만 신도를 거느린 신(神)이 ‘본토 출신’이란 점을 부각해 대만인들의 호감을 사고자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종교에 민감한 중국이 이례적으로 신앙을 정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일 대만 마주문화연구협회 이사장 일행 45명은 마주 신앙의 총본산인 중국 푸젠성 메이저우의 천후궁을 찾았다. 천후궁은 북송 시기 지어졌고, 1966년 문화대혁명 때 폐허가 됐다가 1989년에 복원돼 이후 중국이 중요 문화유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중국 측 초청으로 방문한 이들은 사당 앞에서 중화권 유행가 ‘엄마 말 잘 들어’와 ‘동성마주(童聲媽祖·아이의 목소리로 마주 찬미)’ 등 찬가(讚歌) 10여 곡을 합창했다. 협회 이사장 양옌전은 “‘대만의 엄마’ 마주신께 우리 목소리가 닿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마주 탄생 1063주년 기념일을 맞아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차오윈문화광장에서 ‘마주의 사랑은 양안(중국과 대만)을 잇는 정’이란 주제로 문화 교류 행사가 열렸다. 대만 내 마주 묘 수천 곳은 중국 본토에서 도금한 문패 등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중국 고위급의 마주 관련 행사 참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대만 담당 업무 수장인 쑹타오 중공 대만공작판공실 주임은 베이징에서 대만 최대 마주 신도 조직인 ‘대만 마주 펠로십[聯誼會]’ 회장을 만났다. 이들은 마주를 통해 ‘양안일가(兩岸一家·대만과 본토는 한 가족)’란 개념을 홍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중국은 마주가 대만의 반중 정서를 완화시킬 비기(祕器)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마주 카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마주를 정치 도구로 삼는 데 반감을 갖는 대만 신도들도 있고, 마주가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중국에 유리한 투표를 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마주는 주로 중국의 푸젠·광둥·홍콩·마카오와 대만에서 받드는 신이다. 푸젠성 무당이던 임묵(林默)이 28세에 바다에서 뱃사람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고, 승천해 마주가 됐다는 데 기반한다. 중화권 해안가에선 바다에 나갈 때 마주에게 제사를 지내곤 했다. 청나라 때는 황제가 ‘천상성모(天上聖母)’라는 봉호를 내려 국가가 공인한 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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