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원 동해안, 올해도 ‘6월 열대야’… 전국 기온 1도 넘게 올라

박상현 기자 2023. 7. 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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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더 오르고 비 더 쏟아졌다

지난 6월 한반도는 예년보다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초입부터 더울 때 기온이 확 오르고, 비가 내릴 때 확 쏟아붓는 극단적 날씨 경향을 보인 것이다. 올해 장마가 시작한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6월 한 달 치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광주광역시는 이 기간 441.2㎜의 비가 쏟아졌는데, 평년 6월 한 달 강수량(152.6㎜)의 세 배에 가까운 양이다. 서울을 포함해 인천·대전·대구·울산·부산 등 모든 광역시에서 평년을 웃도는 비가 내렸다. 강원권도 춘천에는 평년(122.9㎜)의 2배가 넘는 263.2㎜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기도 했다. 올봄까지 극단적 가뭄에 시달리던 호남권의 농민들은 “이제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다”며 하늘을 쳐다볼 정도다.

그래픽=김성규

6월 평균 기온도 예년보다 높았다. 서울은 작년에 관측 사상 첫 ‘6월 열대야(熱帶夜)’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6월 열대야를 겪었다. 평균 기온도 예년 22.7도보다 높은 23.4도를 기록했다. 강원 동해안 지역도 6월에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밤부터 새벽 사이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이다. 수도권과 강원뿐 아니라 충청·영남·호남권 대부분 도시에서 6월 평균 기온이 평년을 웃돌았다. 부산은 21도에서 22.5도로 1.5도 올랐고, 강릉은 21.3도에서 23.2도로 1.9도 올랐다. 평년보다 기온이 1도 이상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초여름인 6월인데도 한여름 같은 찜통더위가 나타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오를수록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며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6월 벼락이 친 횟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6월 한반도와 섬에 친 낙뢰는 총 2만1596회였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평균 6월 낙뢰 횟수(1만997회)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낙뢰가 친 날은 30일 중 20일로 10년 평균(25일)보다 적었지만 횟수는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강원 4404회, 광주·전남 3970회, 수도권 3866회, 대구·경북 3661회, 부산·울산·경남 2026회 등 순이었다. 이제는 극단적 강수와 폭염뿐 아니라 낙뢰까지 조심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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