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조력 사망' 기록...'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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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이봄)는 2016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실행된 의료조력 사망(MAiD)에 대한 기록이다.
조력 사망 전문의로 활동해 온 스테파니 그린 박사는 의료조력 사망의 현장을 관찰하고 시행 절차부터 임종의 모습까지의 순간을 담았다.
조력 사망은 MAiD가 합법화된 캐나다에서 조차 소송과 판결, 논쟁이 이어진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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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내 환자들 대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그들이 나눈 기이한 마지막 대화, 남편과 아내가 속삭인 사랑의 말들, 엄마와 자식의 눈물 어린 작별, 조부모가 손주에게 한 마지막 조언의 목격자였다.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가족이 모여서 건배하는 가운데 자기 삶의 궤적을 회상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사람은 자신이 죽을 날짜와 시간을 알면 마지막 말과 행동을 심사숙고해서 계획할 수 있다." (본문 16쪽)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이봄)는 2016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실행된 의료조력 사망(MAiD)에 대한 기록이다. 조력 사망 전문의로 활동해 온 스테파니 그린 박사는 의료조력 사망의 현장을 관찰하고 시행 절차부터 임종의 모습까지의 순간을 담았다.
조력 사망은 MAiD가 합법화된 캐나다에서 조차 소송과 판결, 논쟁이 이어진 주제다. 다만 그린 박사는 자신의 의대생 시절부터 전문의로서 경력을 쌓아온 현재까지 조력 사망 합법화의 주요 국면을 마련한 사건들을 상세하고 전하는 동시에 이를 보는 자신의 관점과 여론의 변화를 중계한다.
의료조력 사망을 선택하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간부전, 다발성 경화증 등 육체적 고통이 큰 질병으로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있는 활동을 못 하는 이들만이 존엄한 죽음을 택한다. 캐나다의 법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의료조력 사망을 받기 위한 요건 중 ‘위중하고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앓아야 한다는 것이 있는데, ‘위중하다'라는 말은 극히 심각하고 기능에 의미심장한 쇠퇴가 있는 상태를 뜻하고, ‘치료 불가능한’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치료가 안 된다는 뜻이다.
책은 국내에서 아직 더딘 '존엄사'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국회에서 '조력 존엄사법'이 발의됐고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결정된 이후 2023년 현재까지 160만여 명이 연명의료 중단 의향서를 등록했다. 그린 박사는 존엄사의 옳고 그름 이전에 그 선택 자체에 집중해 '인간다운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그들에게 선택안을 제공한다. 환자들에게 그들이 조력 사망에 적합하다는 걸 알려줌으로써 자율권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조력 사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력 사망을 제공받는 걸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게 필요하다면 진행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할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통의 축소다." (본문 409쪽)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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