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 '불운의 아이콘' 된 키움증권, 2분기 '울상' 전망
CFD·PF 리스크 상당할 듯
[더팩트|윤정원 기자]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적립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인해 올해 2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들 전망이다. 상반기 증권가 '불운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진 키움증권의 경우 손실이 더욱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의 2분기 추정 당기순이익은 총 74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281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하면 5262억 원(41.5%) 감소했다.
2분기 5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802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273억 원(13.4%) 상승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 1분기(1조5892억 원)에 비하면 5090억 원(32.0%) 떨어졌다.
2분기 증권사들의 전망이 암울하게 점쳐지는 까닭은 CFD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과 PF 리스크, 수익증권 평가손실 등이 증권사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발생한 소시에테제네랄(SC)증권발 대량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의 미수채권 규모만 해도 2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에 비해 순이익이 가장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순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406억 원(48.1%) 감소한 1518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의 급등으로 리테일 수익이 개선됐던 점이 무색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889억 원을 달성하며 연결재무제표 기준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292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4%, 107.3% 늘었다. 매출액은 3조767억 원으로 57.45% 증가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호실적에 대해 "주식시장 호조와 함께 20조 원대로 회귀한 일평균 거래대금, 우호적 금리 환경에 따른 운용손익 확대 덕분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못하다. 현재 키움증권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연루 의혹으로도 고전하고 있다. SG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측은 지난달 29일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인 고객들이 키움증권을 키워줬는데, 오히려 개인을 배신한다는 시각이 있다"면서 "김익래 회장의 주식 매도가 이러한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SG 논란을 두고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이 초대형 IB(투자은행)로 거듭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자기자본 4조 원 요건을 넘어선 키움증권은 지난해 국내 9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았다. 이후 전략기획본부 내 초대형 IB 전담 조직인 종합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한편, 올해 하반기 코스피의 동향과 거래대금 또한 키움증권의 전망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50선에서 2900선까지 보고 있다. 거래대금은 지난 1분기에 특정 업종 중심으로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 30조 원대까지 상승했으나, 하반기의 거래대금은 20조 원대에 머무를 수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와 같은 주식투자 활성화 분위기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매크로 상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투자자산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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