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1억 8천만 원의 폐업
“의사 수의 문제고, 의사 부족에서 오는 문제인 겁니다.”
‘필수의료’ 국민인식 조사 “의사 부족하다 92.8%, 충분하다는 2.8% 뿐”
“제왕절개 수가가 강아지 수술비용보다 낮아”
“개원의 평균 임금 3억 2천만 원, 상대적 박탈감”
우리는 의사 수 문제를 두고 2번의 높은 파고를 겪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정부는 반발하는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의대 정원을 10%, 351명 줄였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정부는 3,058명인 의대 정원을 매해 400명씩 늘려 3,458명씩 뽑겠다, 10년 동안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의사들의 반발은 거셌다. 젊은 의사들(전공의)은 진료를 중단하고 거리로 나왔고,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치르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물러섰다. 의대생 정원은 17년째 그대로다.
그리고 2023년, 온 나라가 ‘필수의료’라는 단어에 들썩이고 있다.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지, 건강보험 수가를 높여줘야 하는지, 정부와 의사들이 싸운다. 연일 공청회, 포럼, 토론회가 열리고 양측 다 ‘환자를 위한,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 많은 회의 중에 과연 ‘국민의 뜻’이 전해지는 곳이 있을까. <시사기획 창>은 <‘필수의료’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의사 수에 대한 질문에 약 93%, 10명 중 9명이 ‘의사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필수의료 과목 수가를 올려주는 데는 동의했지만, 의료사고 면책권을 주는 것에는 ‘의료진이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관련 뉴스의 댓글에서는 ‘의사 수 반대=의사 집단의 이기심’이라고 생각한 분노가 끓었다. 댓글 분석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 감정은 분노와 혐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는데 왠지 모르게 그들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의사와 정부를 향해 동시에 실망과 분노가 쏟아졌다.
의료 현장은 어떨까.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있는 전남대 병원, 응급실은 중증, 경증 가릴 것 없이 종일 환자가 몰려든다. 전남 유일의 소아외과 의사는 수술에 수술을 이어가고, 산부인과는 고위험 산모들로 가득하다. <시사기획 창> 관찰 카메라 속 의사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 모습 그대로 환자들 곁에 있다. 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당신은 이기적’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제왕절개로 아이를 품에 안는 비용이 강아지 수술보다 더 싸다는 산부인과 전문의, 아무리 의사 수를 늘려봐야 자신이 일하는 곳을 오지 않을 거라는 소아외과 전문의의 한숨은 무겁고 깊었다.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 정부도, 의사들도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소리 지른다. 환자가 되어 응급실에 갈지도 모르는, 내일 당장 가족의 수술을 지켜봐야 될 지도 모르는 우리는 불안하다. 의사 수는 부족한가. 건강보험의 수가가 낮아서 응급실 뺑뺑이가 생기는 것인가. 의사는 돈을 잘 번다는데 왜 소아과는 폐업하는가. 정부와 의사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환자는 죽어간다. 이번 주 <시사기획 창-1억 8천만 원의 폐업>편에서 1억 8천만원의 의미와 함께 필수의료 해법을 찾아본다.
#필수의료 #응급의료 #소아과 #폐업 #전공의 #개원의 #의대생
방송일시: 2023년 7월 4일(화) 밤10시 KBS1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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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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