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지루할라 ‘코트 닦는 위트’…윔블던 5연패 도전하는 사람 맞아?

이정호 기자 2023. 7. 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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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대기록 도전 ‘순항’
경기 중단에도 ‘즐겁게’ 노바크 조코비치가 4일 영국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1회전 도중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되자, 수건으로 코트를 닦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남자단식 1회전 카친 3 대 0 완파
1세트 뒤 우천 중단 시간 길어지자
개그 퍼포먼스로 팬서비스 눈길
작년 은퇴한 황제 페더러에 ‘예우’
센터코트 굿바이 이벤트 펼쳐져

지난 시즌 코트를 떠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자신이 8차례 우승한 윔블던 잔디코트에 등장했다. 페더러는 4일 윔블던의 센터코트 VIP석을 아내 미르카와 함께 찾았다. 단순히 경기 관람을 하기 위한 방문이 아니었다. 윔블던 조직위는 부상 장기화에 따른 급작스러운 은퇴로 커리어 마지막 시즌에 윔블던 잔디코트에 서지 못한 페더러에 대한 예우로 이벤트를 마련했다. 그는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페더러는 2000년대 테니스 아이콘이다. 지금은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 의해 깨졌지만 남자 단식 메이저 우승 기록에서 가장 먼저 20승에 오를 정도로 압도적인 테니스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윔블던에서 남자 단식 최다인 8차례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 잉글랜드 클럽은 이런 전설을 특별히 대접했다. 지난 시즌 페더러와 함께 은퇴한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도 초대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있어 대회장에 오지는 못했다. 윌리엄스는 윔블던에서 7차례 우승했다.

대회 첫날에는 윔블던 5연패에 도전하는 조코비치(2위)가 첫 관문을 깔끔하게 통과했다.

조코비치는 페드로 카친(68위·아르헨티나)을 2시간12분 만에 3-0(6-3 6-3 7-6<7-4>)으로 완파하고 남자 단식 2회전에 안착했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1위로 올라선 조코비치가 이번에 우승하면 이 기록을 24회로 늘리면서 윔블던에서 최다 우승 타이(페더러 8회)를 이룬다.

조코비치는 여유가 있었다. 경기 시작 직후 조금씩 내리던 비가 1세트 뒤 굵어졌다. 뒤늦게 센터코트 돔 천장이 닫히면서 잔디코트가 미끄러워지자 경기는 약 1시간20분간 중단됐다. 이후 경기 재개를 위해 코트를 말리는 작업이 길어졌다. 이때 조코비치는 경기 재개를 위해 직접 수건을 들고 나타나 코트를 닦는 ‘개그 퍼포먼스’로 이 상황을 지루해하던 1만5000명의 관중에게 볼거리를 줬다. 또 스태프 3명이 휴대용 건조기로 작업하는 것으로는 잘 마르지 않자, 관중에게 “함께 불어주자”고 소리쳐 웃음도 줬다.

조코비치는 이날 퍼포먼스에 대해 “매년 윔블던에 올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꾼 한 소년과 다시 연결된다”며 “이 코트에서 보내는, 단 1분의 시간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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