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 걸린 바다거북, 시민이 바다 뛰어들어 구조
[앵커]
제주에서는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을 한 시민이 가까스로 구조해냈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바다로 살아 돌아갔지만, 상당수의 바다 생물들이 해양폐기물에 걸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발의 중년 남성이 나무 막대기에 의지하며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잔뜩 뒤엉킨 폐어구 뭉치 사이로 둥근 물체가 걸려 있습니다.
해양보호생물인 붉은바다거북으로 등딱지가 1미터가 넘는 성체입니다.
붉은 바다거북은 고통에 연신 가쁜 숨을 내쉽니다.
["형! 내가 이거 잡고 있을 테니까, 칼!"]
목과 다리에 감긴 그물을 일일이 끊고 나서야 바다거북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윤명진/구조자 : "저도 (그물에) 한쪽 발이 걸렸었거든요. 그런데 당황(하기)도 하고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거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엔 운 좋게 구조됐지만, 폐어구에 걸린 바다거북은 상당수가 죽은 채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제주 해상에서 좌초된 바다거북은 60마리입니다.
이 가운데 4분의 1인 15마리가 폐어구에 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폐어구 때문에 죽는 개체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병엽/교수/제주대 돌고래 연구팀 : "수면으로 올라와서 호흡을 해야 하고, 또 수면 주변에서 표층성 어류라든가 이런 어류들 대상으로 먹이 활동도 하거든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바다거북 사체 34마리를 부검한 결과 80%가 플라스틱을 먹은것으로 조사되면서 해양 폐기물은 사람과 바다 생물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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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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