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현지에 가다]② ‘안전하다’ 열 올리지만…“후쿠시마 수산물은 후순위”
[KBS 제주] [앵커]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둔 일본 후쿠시마 현지를 취재한 특별기획 순서입니다.
제주 어민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산물 소비가 크게 위축될까 걱정이죠.
일본 후쿠시마 수산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후쿠시마현에서 가장 큰 이와키시 오나하마 어시장입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천혜의 어장, 후쿠시마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은 일명 '조반모노'로 불리며 일본 각지에 활발히 유통됐습니다.
[스즈키 테이코/소비자 : "호텔에서 숙박했는데요, 호텔에서 나온 생선이 맛있어서 선물로 사갈 겁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장 분위기에도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오키 사츠코/소비자 : "역시 여기서 나는 생선이나 조개 등은 좀 걱정이긴 합니다. 방사능이 축적돼있을까봐 걱정입니다."]
어시장에 20년 넘게 자리 잡은 한 상인은 오염수 방류에 타격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세가와 가즈오/어시장 상인 : "(매출에 대한 걱정은) 있지요.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전부 살지 말지 개인의 판단이죠."]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오노 카즈히로/어시장 상인 : "처리수를 방류해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삼중수소 농도인) 베크렐이 아주 낮을 겁니다. 왜 일본에 대해서만 뭐라고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어업 조합에선 후쿠시마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방사능 검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입니다.
이곳에서 경매에 낙찰됐더라도 방사능 검사를 통과하기 전엔 시장에서 판매될 수 없습니다.
주변 7개 항구에서 온 조개와 낙지까지, 검사하는 수산물만 하루 평균 50 종류가 넘습니다.
종류별로 한 개체만 방사능 오염 지표인 세슘 134와 137 농도를 검출하는데, 일본 정부보다 강력한 kg당 50Bq(베크렐) 기준을 넘으면 출하하지 않습니다.
검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이 조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산물은 없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입니다.
지금도 일본 내 수산물 시장에서 후쿠시마 수산물은 후순위로, 저렴하게 거래되고 대부분 지역 안에서 소비된다는 게 조합 측 설명입니다.
오염수 방류까지 겹치면 더 어려워질까 걱정이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 특성상 모든 수산물을 검사할 수도 없다고 토로합니다.
오염수 방류로 남은 소비자들의 발길마저 끊길까, 후쿠시마 수산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조하연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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