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미 외교협회 회장 “세계 안보에 최대 위협은 미국”
민주주의 모범사례도 되지 못해”
미국 외교 전문가가 러시아나 중국, 기후변화나 전염병이 아닌 미국을 세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71·사진)은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당신의 밤잠을 가장 설치게 하는 위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건 우리”라고 말했다. 하스 회장이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로 NYT는 미국 정치 시스템의 붕괴를 들었다. 미국 내부 위협이 외부 위협보다 크다고 평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외교협회는 미국 대외정책의 최고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하스 회장은 “불안한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국가였던 미국이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민주주의 모범 사례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치 현실은 다른 국가가 모방하고 싶지 않은 상황일 뿐 아니라 해로운 수준의 예측 불가능성과 신뢰성 결여를 가져왔다”며 “미국이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역할을 하려면 우방이 우리에게 의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NYT는 하스 회장과 관련해 “평생 국제 문제에 전념해왔으나 최근 시민의식에 관한 책을 내면서 미국 내부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스 회장은 얼마 전 미국인이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의무 장전: 모범 시민의 10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그는 “5년이나 10년 전에는 내가 이런 책을 쓸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을 테지만 미국 민주주의가 거의 재구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국가 안보 우려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40년 이상 공화당원으로 활동해왔다. 지미 카터 행정부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각각 국방부와 국무부, 조지 H W 부시 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다.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협회 최장기 회장을 지낸 그는 퇴임 전 마지막 공개 일정으로 지난달 28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외교협회 신임 회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마이클 프로먼이 맡는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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