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챙겼다…“대한민국 제조업의 기반”
삼성, 전국대회 수상자 채용해
집중훈련 거쳐 ‘국대’로 육성
2024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 메카트로닉스 종목 국가대표를 뽑기 위한 대결이 한창이었다. 국제기능올림픽은 만 17~22세의 청소년 근로자들의 직업기능을 겨루는 경기다. 2년에 한 번씩 세계 각국을 돌아가며 개최된다.
메카트로닉스는 가공·조립·시험·운반 등 자동화 공정 설비를 만든 뒤 이를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종목이다. 2인 1조로 짝을 이룬 선수들이 문제로 제시된 설계도에 따라 각종 부품과 센서, 전선을 연결하느라 분주했다.
한 선수가 부품과 부품을 연결하는 동안 다른 선수는 작은 무선청소기로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부품을 정리했다. 설계도에 맞게 기계를 잘 만들었는지는 물론 청소상태 등도 채점요소에 포함된다. 이날은 평가전 세 번째 날이었다. 나흘에 걸쳐 과제 6개를 평가한 뒤 국가대표로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갈 선수를 뽑는다.
이번 평가전의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선수들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삼성 계열사 간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다. 평가전에 출전한 선수 6명 중 2명이 삼성전자, 4명이 삼성전기 소속이다. 4일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평가전 우승팀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은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를 채용해 국가대표로 키운다. 선수들은 삼성에 들어와 약 6개월~1년 간 교육을 받고, 국가대표 평가전을 거쳐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한다. 메카트로닉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도 삼성 입사 뒤 이러한 교육을 거쳤다.
산업제어는 산업설비를 구축할 때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기계가 작동하는 회로를 설정한 뒤 회로대로 동작하도록 자재를 조립하고 배선 작업을 한다. 이번 평가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삼성중공업 소속으로, 같은 회사 소속 선수들이 경쟁자로 만났다.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지금까지 한국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19차례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첫 참가는 1967년 제16회 기능올림픽부터다.
기능올림픽의 성과 뒤에는 묵묵히 이를 후원해온 삼성전자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상무 시절인 2006년에 이런 일화가 있다. 일본 출장을 간 그는 방문한 기업에서 일하는 숙련 인력 대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 또는 일본 내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란 걸 알게 됐다. 이 때 기술인재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은 이 회장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제기능올림픽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곧 제조업의 기반이라는 생각이 후원의 바탕이 됐다.
이번 평가전에선 총 37개 종목에서 선수 39명이 뽑혔다. 이들 선수들은 대회 직전까지 훈련한 뒤 내년 9월 리옹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한다.
국제기능올림픽이 끝나면 선수들도 현업으로 돌아간다. 현업에선 기능올림픽 출신 선수들을 서로 모셔가려고 한다. 국가대표 평가전에 나오는 선수들은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20~21세까지 약 4~5년 간 맹훈련을 해온 사람들이다. 그만큼 실력이 보장돼있고, 현업에 곧바로 투입해 일할 수 있다.
메카트로닉스 종목을 평가하는 윤평하 심사장은 “보통 회사에서 학부 졸업생은 2년 정도 훈련을 시키는데 선수 출신 직원은 즉각 현장에서 과제 수행이 가능하다”며 “특히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술력은 보통 직원들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바퀴 달린 짐가방 끌고 여행하면 벌금 내야하는 도시...무슨 일이 - 매일경제
- 한국인 외제차에 질렸나?…올해 잘나가는 국산차 - 매일경제
- [단독] 韓관광객도 프랑스서 당했다...무장강도 호텔앞 여성·10대 공격 - 매일경제
- “하다 하다 직장에서 그짓을”…태국인 불법체류자 5명 검거 - 매일경제
- [단독] “그룹 UN 최정원, 내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불륜설 제기한 남편 송치 - 매일경제
- “싸이 흠뻑쇼 관객들, 대체 무슨 비매너”…민폐 행동에 뿔난 누리꾼 - 매일경제
- “日 세슘우럭 먹게될거야” “연안 어류가 1000km 오는건 불가능” - 매일경제
- 엘리베이터 안온다고 욕한 주민 밀쳐 숨지게 한 택배기사 ‘집행유예’ - 매일경제
- “아빠, 결혼자금 2억까지 해준다고요?”…청년 자산 늘리기 나선 정부 - 매일경제
- “부상·사건·사고 아니다” 통산 타율 3위 박건우, 1군 엔트리 전격 말소 (종합)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