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바그너 반란, 푸틴 체제와 우크라 전쟁 영향은 제한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3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푸틴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러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경향신문 서면 인터뷰에 응한 미국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푸틴 체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 스미스 랜드연구소 국제·국방 부문 선임연구원은 “반란 사태는 바그너와 러시아 국방부 간 분열을 부각시켰다”면서도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동유럽 국방 정책 전문가인 그는 “러시아는 계속해서 병력 동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러시아 시민들이 왜 전쟁을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욱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그너 그룹의 미래에 관해서도 아직 말하기 이르다면서도 “바그너는 여전히 푸틴에게 유용한 도구이지만 러시아 내에서 반란이 곪아 터지는 것을 가만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아프리카, 시리아, 남미 등에서 이름을 바꿔 계속 활동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 싱크탱크 수판센터가 바그너 그룹에 대해 펴낸 심층 보고서를 공저한 션 스타인버그 수판센터 담당관은 “바그너는 바흐무트 함락 이후엔 역할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용병이 빠진다고 해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성공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회의론을 불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미국 등 서방이 푸틴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러시아가 ‘실패한 국가’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 복수의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타인버그 담당관은 “러시아가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서방을 지목해왔다는 점에서 미 정부 당국자들이 신중하게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스 연구원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중단과 철군을 계속해서 압박하되 “푸틴의 권력 장악이 빠르게 약화할 경우 등 러시아가 ‘실패한 국가’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 복수의 비상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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