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생계”…태평양 섬나라 주민들도 불안 호소

최서은 기자 2023. 7. 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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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파푸아뉴기니 등
방류 장기적 영향 우려 표명

“바다는 우리의 유일한 수입원이자 삶의 일부입니다. 우리 자식들도 바다에 의존해 살아가야 합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태평양 도서지역 어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태평양 도서지역에서 대부분의 식량과 수입을 바다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230만명의 주민들 다수는 100만t 이상의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바누아투의 왈라섬에서 어업을 하며 살아가는 찰리 말렙(54)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우리는 거의 평생 해산물에 의존해왔고, 매일 생선을 먹으며 살고 있으며, 생선이 우리의 수입원”이라고 말했다. 말렙은 지금도 매일 오전 5시에 바다에 나와 그물을 펼쳐 정어리 등 물고기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태평양에서 어업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과 생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말렙은 “나는 아무런 정보가 없고, 더 알고 싶다”며 “일본이 밀어붙인다면, 우리에게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세대도 우리의 아름다운 산호초와 자연, 바다 생물에 의존해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푸아뉴기니의 뉴아일랜드주 앞바다 산호초에서 작살 낚시를 하며 살아가는 해리 파홀 역시 “이곳은 참치의 번식지이자 고래의 이동 통로”라며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오염수 방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핵폐기물의 영향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2년 동안 일본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협의해온 18개 태평양 도서국으로 구성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지난 1월 오염수 방류가 경제 기반이자 전 세계 참치의 주요 공급처인 이 지역 어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류 연기를 촉구한 바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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