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동네 인기 높아졌지만…오른 임대료에 '길 잃은 철공소'
오늘(4일) 밀착카메라는 서울 문래동에 가봤습니다. 수 십 년 전부터 철공소가 모여있던 동네였지만 독특한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며 분위기가 달라졌는데요, 역시나 임대료가 많이 올랐고, 남아있는 철공소들의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함민정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뜨거운 쇳물을 틀에 붓습니다.
무더위지만 바깥이 더 시원하게 느껴질 정돕니다.
[김성철/철공소 운영 : (쇳물 온도만) 780도 정도 돼요. 많이 데이고 까지고 다치고 많이 했죠. 여기 (실내 온도가) 한 35도 이상은 될 거예요.]
김씨는 장인, 아내와 함께 20년간 철공소를 운영해왔습니다.
[모관상/철공소 운영 : 나도 주물쟁이고 (사위가) 일은 뭐 아버지는 못 따라오지만 잘해요.]
1960년대부터 이렇게 문래동에 철공소가 하나둘 생겼습니다.
1980년대에는 2천 5백여곳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1200곳이 넘는 철공소가 모여 있는 서울 문래동입니다. 수십년에 걸쳐 기계와 금속을 다루는 공업 단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에는 예술인들의 창작촌이 있는데요, 골목에 음식점과 카페가 하나 둘 생기면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김연우/서울 목동 : (문래동은) 독특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인기 많아지게 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인 것 같은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었고, 주변 상권은 점점 커졌습니다.
사람이 많아지는게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권오헌/철공소 30년간 운영 : 작년 10월에 임대료가 한 50만원 정도가 올랐고 지난주쯤 100만원 정도를 인상을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착잡하죠.]
낙후됐던 곳이 활성화되면서 원래 지내던 사람들이 내몰리는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구종수/철공소 18년간 운영 : 주인이 나가라고 그러니까 지금 준비 중이여. 평당 한 10만원씩 올려달래.]
최근 서울 영등포구는 철공소를 통째로 옮길 장소와 비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철공소들이 한곳에 모여있어야 완성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종수/철공소 18년간 운영 : 이렇게 (철공소가) 많이 있으니까 한 번 움직이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지.]
만든 지 30년 된 망치입니다.
옆을 보시면 40년 된 기계도 있습니다.
철공소가 지나온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조갑규/철공소 30년간 운영 : 여기 공간은 내 터전이죠. 떠난다 하면 복잡하죠. 나이 먹은 사람들은 (장소를 옮기면 철공소를) 접는다는 사람이 많아요.]
철공소 사장 대부분은 60대 이상이고, 영세한 곳이 많습니다.
이전 비용을 지원받지 않으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부는 떠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문래동은 우리나라의 뿌리산업이 발전해 온 공간이자 수십년간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소중한 가치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직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영등포구청)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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