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등교시키다 참변"..빗길에 아버지와 아들 숨져

◀앵커▶

빗길에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 나섰던 아버지와 아들이 교통사고로 모두 숨졌습니다. 

아버지는 목격자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고, 아들은 불이 난 차량 뒤쪽에서 숨진 채로 뒤늦게 발견됐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빗방울이 떨어지는 도로 위를 소방차가 급하게 달려갑니다.

승용차 한 대가 도로 경계 밖으로 튕겨져 나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있습니다. 

소방차가 급하게 물을 뿌려 도착한 지 1분 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차량 뒷자리에서 숨진 고등학생이 발견됐습니다. 

지나던 운전자에게 구조돼 병원에 옮겨졌던 학생의 아버지도 끝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 관계자]

"소사자 한 명 나오고, 한 명 운전자는 신고자들이 꺼내가지고 지금 남원의료원으로 이송한 상태입니다."

오전 8시 반쯤, 남원 광치동의 한 도로에서 4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추돌한 뒤 벌어진 일입니다.

[전재웅 기자]

"차량은 이곳에 서 있던 표지판을 들이 받고 제 뒤쪽으로 멈춰 섰는데, 뒤따라 오던 운전자가 조수석의 남성을 발견해, 꺼내 구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연기가 자욱한 상황, 뒷좌석에 있던 고등학생은 보이지 않아 구조되지 못했고, 불길이 진압된 뒤에야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연기가 가득 차 가지고 안이 전혀 안 보였었다는 거예요. 운전석 쪽을 보려고 하니까 누가 이렇게 누워 있는 분이 한 분 계셨는가 봐."

거세게 내리던 장맛비를 뚫고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다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잦은 비로 미끄럼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