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조성에 갈곳 잃은 유기견들…보호소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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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수십 마리를 보호 중인 대전 서구 소재 민간동물보호시설 '천사의집'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
4일 대전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천사의집 자원봉사자들이 시에 접수한 '월평근린공원 조성사업 관련 유기견보호소 철거 유예 요청' 탄원서는 모두 20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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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50여 마리 보호중, 보상금 1600만원에도 시설 이전 어려워
서구 "자원봉사자 탄원서 200여건 접수…철거 유예는 어려운 상황"
유기동물 수십 마리를 보호 중인 대전 서구 소재 민간동물보호시설 '천사의집'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
월평근린공원 조성사업이 본격화 하면서 인근 불법건축물 등 지장물 철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4일 대전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천사의집 자원봉사자들이 시에 접수한 '월평근린공원 조성사업 관련 유기견보호소 철거 유예 요청' 탄원서는 모두 203건이다.
탄원서에는 "천사의집은 안락사 없는 비영리 유기견 보호소"라며 "현재 진행 중인 월평근린공원 공사로 인해 천사의집이 무너질 상황에 처했다. 철거를 멈춰 동물단체에 연락할 시간을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단체에 연이 닿는다면 후원금을 모아 시설을 옮길 만한 곳을 찾고 유기동물 한 마리라도 더 좋은 가정에 입양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서구는 '대전시 공원조성계획 수립 및 추진' 정책에 따라 지난 3월 말부터 갈마동 일대에서 월평근린공원 내 공원 조성을 위한 지장물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로 공원 조성 부지에 설치돼있던 건축물 대다수가 철거된 가운데 천사의집만 남아있는 상태다.
천사의집은 정란영 씨 홀로 운영하고 있는 동물보호시설로, 지난 2010년 유성구에서 서구 갈마동으로 이전했다. 당시엔 늙거나 버려진 개 약 170마리를 돌봤지만 현재는 입양 등을 통해 약 50마리 정도 남은 상황이다.
정 씨는 "노견이나 유기견들 위주로 돌보고 있다"며 "자식 같은 아이들을 보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공원 조성을 위해 천사의집 등을 포함한 갈마동 일대 토지수용 절차를 거쳤고, 그 결과 2020년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정 씨를 상대로 약 1600만 원 상당의 보상내역을 결정했다. 정 씨는 작년에 보상금을 수령했지만 시설 이전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 씨는 "대전 구석구석을 찾고, 계룡이나 광주송정 등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봐도 1600만 원으로는 토지든 집이든 구할 수가 없었다"며 "강아지들 50마리랑 같이 살 거라고 하니 땅주인이나 집주인들 모두 손사래를 쳤다. 다른 방도가 없어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이 전해지면서 천사의집 자원봉사자들이 탄원서 접수에 나섰지만, 서구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난감한 입장이다.
서구 관계자는 "천사의집만 철거가 되지 않는 바람에 공사를 맡은 도급업체의 경제적 피해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안전 때문에라도 천사의집 이전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특히 개를 옮기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부분은 서구 지역경제과나 시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사업소 등과 논의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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