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영향 미미해"…일본 정부, 방류 초읽기

2023. 7. 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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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당장 방류 시작할까…연립여당인 공명당·어민 등 반대 여론 관건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에 대해 IAEA의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며, 오염수 방류가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4일 일본을 방문 중인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기사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명칭) 방출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밝혔다고 일본 매체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IAEA가 이 보고서에서 "처리수의 해양 방출 계획에 대해 IAEA 포괄보고서는 IAEA의 안전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날 일본 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2년 동안 오염수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안전성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임무는 이제 시작"이라며 오염수가 방출되는 기간 동안 IAEA는 현장에 주재하면서 검증을 이어갈 것이며, 웹사이트를 활용해 방류 시설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5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현장에 방문해 오염수 방류 설비를 비롯한 전반적인 시설을 시찰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IAEA는 지난 2021년 7월 일본의 요청을 받고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염수 방류의 영향에 대해 검증했다. 이후 부문별로 중간 보고서를 발간했고 이날 약 2년 만에 포괄적 평가를 내리는 최종 보고서를 펴냈다.

▲ 4일 라파엘 그로시(왼쪽) IAEA 사무총장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한 포괄적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IAEA가 일본에 오염수 배출을 용인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제는 핵발전소 오염수의 실제 방류가 언제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가 여름 안으로 방출을 실시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관련 시설 역시 당장 방출이 가능하도록 준비가 완료됐으나, 일본 내에서도 방류 시기를 두고 신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실행 시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 2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해수욕 시즌에는 방류를 피하는 편이좋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이후 이 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그는 4일 "안정성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국내외에 주지시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일본 국내외 설득을 위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 반대가 높아지는 여론 동향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JNN 방송이 지난 1~2일 일본 18세 이상 1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다는 응답은 45%, 반대한다는 응답은 40%로 집계됐다.

물론 아직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높지만, 지난달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찬성한 것과 비교했을 때 찬성 비율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조사에서 반대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어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3일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 연합회는 만장일치의 특별결의를 통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결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을 넘어 전국 어업협도조합 연합회 역시 반대 의사를 보였다.

<교도통신>은 "방출에는 후쿠시마 현을 비롯해 어업인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중국과 한국에서도 우려가 있다"며 기시다 총리가 이러한 점을 고려해 방출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IAEA 보고서의 신뢰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4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은 IAEA 실무팀 권한을 처음부터 제한했고 (오염수를) 다른 처리 방법으로 평가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검증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IAEA는 해양 방류 방안만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당성과 합법성을 증명할 수 없다"며 일본이 과학적인 책임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과 국제법적 의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오염수 방류 관련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IAEA는 원자력 오염수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해양 환경과 생물학적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에 적합한 기관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IAEA가 어떤 결론을 낼지에 관계 없이 일본은 이미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과학이 존중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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