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9900원"…인파 몰리는 가성비 피자
9900원짜리 가성비 피자 인기
피자몰, 3년 연속 영업익 성장
올해 1분기엔 전년比 108% 쑥
1994년 명동점 오픈 당시부터
반값 가까운 피자값에 화제
최근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피자 한 판 가격이 최대 4만원에 육박하는 등 부담이 커진 가운데, 1994년부터 지금까지 30년째 9900원에 피자를 판매하는 이랜드그룹 피자몰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피자업계 전반이 소비 침체로 실적이 악화된 반면 피자몰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오히려 증가했다.
4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2021년 피자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8% 오르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2021년 20%, 지난해 7%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최근 피자 고가 논란과 배달 소비 급감으로 가성비 높은 피자몰로 소비자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자몰은 1994년 11월 이랜드그룹이 처음 외식 사업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원조 중저가 피자 브랜드로 '일상적으로 많은 사람이 피자를 먹을 수 있게 하자'는 목표로 탄생했다. 피자몰은 론칭 당시부터 기존의 시중 피자 가격보다 30~50% 저렴한 피자 메뉴를 선보여 '가격 파괴'로 큰 화제를 모았다. 1994년 11월 15일자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당시 피자몰은 피자헛이 1만5000원에 판매했던 13인치(라지) 수퍼슈프림피자를 9900원에 내놨고, 그 여파로 피자업계는 물론 패스트푸드업계에서 가격 할인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피자헛 수퍼슈프림 라지는 1994년 1만5000원에서 현재 3만3900원까지 2배 넘게 올랐지만, 피자몰은 30년째 주요 클래식 피자를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가격을 동결할 수 있었던 것은 킴스클럽, 애슐리 등 이랜드그룹의 다른 브랜드와 치즈 등 식자재를 공동 소싱해온 덕분이다. 현재까지 피자몰의 누적 피자 판매량은 3700만판에 달한다. 이랜드그룹은 고객 성원에 부응해 연내 서울, 경기 안양·성남 등 수도권에 5개 매장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고객 대부분이 매장 식사와 픽업 주문 손님인 피자몰은 뷔페형 매장 10곳과 전문점형 매장 6곳을 운영 중이다. 전문점형 매장에서는 9900원·1만2900원에 피자 메뉴를 제공하고, 샐러드·치킨 등 다른 음식을 함께 제공하는 뷔페형 매장의 경우 성인 기준 평일 점심은 1인당 1만2900원, 평일 저녁은 1만5900원, 주말은 1만7900원을 내면 음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반면 배달 판매 중심의 다른 피자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으로 점점 외면받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프리미엄 메뉴는 지난해와 올해 2월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라지 한 판이 3만95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만 1월과 8월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한 도미노피자의 슈퍼디럭스 피자는 현재 2만8900원에 판매된다. 피자헛과 파파존스 역시 지난해 3월 주요 피자 가격을 각각 1000원, 2000원 인상했다. 피자스쿨마저도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 불고기 피자가 1만1900원이 됐다. 경기 화성의 30대 직장인 강 모씨는 "3인 가족이 피자로 한 끼 식사를 하려면 4만~5만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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