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 ‘코드인사’로 구설수?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가 ‘코드인사’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에선 지역 정서와 원칙을 훼손한 ‘인사 참사’라는 비판까지 나온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 지사는 4일 김용수 제8대 충북도립대 총장에게 임용장을 수여했다. 김 지사는 김 총장에 대해 “수십 년간 정치 활동을 한 그는 중앙부처와 경제계에 많은 인맥을 가진 도립대 혁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의 정치 이력이 오히려 대학 총장 자리에 맞지 않다고 보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과 연고가 없는 김 총장은 15대·16대·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고양시 일산구와 덕양구을에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계열 정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직전에는 서울산업진흥원 상임이사로 일했다.

김 총장 인선 과정에서도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그는 지난해 11월 도립대 총장 1차 공모에서 탈락했다가 재공모를 통해 1순위 후보자로 추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드인사’ 파문이 지역 정가에서 일었다.

도립대 총장 임기는 4년간 보장되지만, 1961년생인 김 총장은 2026년 2월 말 65세 정년을 맞는다. 실제 재임할 수 있는 기간이 2년 8개월이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김태수 전 충북도 정무보좌관이 초근 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김 전 보좌관을 비롯한 정무직 참모 3명은 김 지사 친일파 발언과 제천 산불 중 술자리 논란 등으로 여론에 역풍이 일자 국면 전환 차원에서 지난 4월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김 전 보좌관이 불과 두 달여 만에 김 지사가 회장을 맡은 단체에 재취업을 한 것이다.

때문에 체육계 안팎에서는 비체육인 출신 낙하산 인사가 또다시 감행됐다는 지적이 있다. 이 외에도 김학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충북도 경제수석보좌관 내정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있다. 김 이사장은 고향 발전을 위해 자신의 경륜을 지역에 환원하고자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체급을 대폭 낮춰 고향에 돌아오는 차관급 인사의 이례적인 행보를 두고 일부에선 향후 지역 정치활동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 지사의 인사를 평가한다면 ‘인사 참사’ 수준”이라며 “지역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자기 사람 심기에만 몰입하는 도정이 신뢰를 떨어뜨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 “도지사직이 자기 고집만 내세우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원칙과 정도를 넘어서는 인사는 한발 물러나 개선에 노력하는 반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