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억 없으면 애 못키워" 글 범람하는데…증여세 면제 확대 설왕설래

임재섭 2023. 7. 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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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결혼할 때 부모로부터 받는 결혼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 부의 대물림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결혼과 출산에 보탬이 되기 위해 결혼자금에 대한 증여세 공제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혼인 시 결혼자금의 증여세 공제 한도는 여론 수렴을 통해 세법을 개정할 때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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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증여세 공제 확대 정책 발표에 '부 대물림된다' 비판 나오지만…정작 블라인드선 "자산 없으면 애 불행, 안 키울수밖에"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3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결혼할 때 부모로부터 받는 결혼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 부의 대물림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작 커뮤니티에서는 진영을 막론하고 "자산 10억이 없으면 애를 낳지 않고 돈을 모으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글이 쏟아지는데도, 낡은 과거 정치 이념에 불필요한 논쟁이 계속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혼인 시 결혼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한국은 성인 자녀에 대한 증여세 공제 혜택이 10년 내 5000만원에 불과하다. 즉 부모로부터 증여받는 금액이 10년 동안 1인당 5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은 세금이 부과된다. 결혼시 남편과 아내 모두 양가에서 각 5000만원씩 지원받아도 1억원만 공제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극도로 심각한 저출산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준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혼인에 한해 1인당 5000만원인 공제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결혼과 출산에 보탬이 되기 위해 결혼자금에 대한 증여세 공제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혼인 시 결혼자금의 증여세 공제 한도는 여론 수렴을 통해 세법을 개정할 때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책이 발표되자 곧바로 증여세 공제 확대가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교수 등을 중심으로 증여세 공제를 확대하면 결국 금수저만 혜택을 받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결혼적령기 남녀의 늦은 결혼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일 뿐 증여세 때문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블라인드 등에서는 예전부터 자산이 없어 애를 키우기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글이 쏟아진 상황이어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탁상공론으로 정작 하루빨리 감세 정책을 필요로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외면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블라인드에서는 이날도 "솔직히 자산 10억 이하는 결혼은 몰라도 애 안 낳고 사는 게 맞는거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10억 되기 전까지는 애 안 낳고 모으는 게 맞는 듯"이라며 "내 자식한테까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진 않다"고 했다.

이에 "기준이 너무 높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 네티즌은 "지금 사람들이 중위권 이하가 애를 다 안 낳아서 다음 세대는 부모자산 10억이면 밑바닥일 걸"이라며 "나는 (애를) 낳고 싶은데 내 자식은 밑바닥일까 봐 꺼려짐"이라고 공감했다.

다른 게시글에서도 상당수 네티즌들은 애를 낳기 주저하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한 네티즌은 전제조건으로 △안정된 일자리 △워라벨 △안정된 노후와 주거 3가지를 꼽으면서 "이것들이 충족되면 하지 말래도 기어나가서 이성 만나고 다닐 게 인간이란 족속들"이라며 "여기서부터 시작이고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국에서 한국인 육아도우미를 400만원, 외국인 육아도우미를 250원에 구하는 글을 소개하면서 "홍콩에서는 상주 육아도우미가 월 100만원이 안 된다. 이거 하나면 상술한 문제가 거의 다 해결된다"고 설명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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