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전문가들 “IAEA 과학적 검증 존중해야…비생산적 갈등 멈추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난 만큼 국내 수산업자들의 피해만 일으키는 비생산적인 갈등은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 브리핑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IAEA는 11개국 원자력 안전 전문기관과 함께 태스크 포스(TF)를 꾸리고 지난 2년 동안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의 적절성과 안전성을 검토했다.

IAEA는 이번 최종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사람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조만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관련 설비는 가동 준비가 끝난 상태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국제기구의 과학적인 검증 결과를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갈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방류 기준에 맞춰서 굉장히 적은 양을 몇 십 년에 걸쳐서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인 만큼 계획대로 정확하게 방류가 진행된다면 환경이나 사람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IAEA라는 기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제기구가 소꿉놀이하듯 돌아가는 곳이 아니고, 한국과 중국도 참여한 TF가 검토를 했는데 이걸 못 믿겠다고 하면 난감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밎양자공학과 교수도 “IAEA 보고서를 보면 해양에 방류하는 오염수 137만t 가운데 삼중수소는 2.2g 정도”라며 “대충 계산해보면 태평양에 각설탕 하나를 풀어놓는 수준인데 당연히 영향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오염수가 섞인 바닷물이 가장 먼저 도달하는 미국이나 캐나다도 아무런 말을 안 하는데 우리만 국제기구에 제소를 한다고 하니 국제 망신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논란 때문에 수산업 종사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데 과학과 무관한 비생산적인 갈등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5일 오전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IAEA 최종 보고서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오는 7일 한국을 방문해 최종 보고서의 내용을 우리 정부에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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