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7~9월 엘니뇨 발생 가능성 90%”... 올해 역대 가장 더운 해 될까

세계기상기구(WMO)가 7~9월 ‘엘니뇨’ 발생 확률이 90%라는 전망을 4일 발표했다. 지난 5월 WMO는 엘니뇨 발생 확률을 80%로 발표했는데, 이보다 10% 높아진 것이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일본과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강수량이 늘어난다.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의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공개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세계 해수면 온도 분석 자료. 엘니뇨로 인해 적도 부근과 동아시아 지역의 해수면이 평균 해면 고도보다 10~12㎝가량 상승(빨간색)한 것으로 확인된다. /뉴시스

지난 2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6월 18~24일 기준 평년보다 1도 높다. 엘니뇨는 2~7년마다 발생하는데, 통상 9~12개월 지속한다.

WMO는 이번에 엘니뇨가 발생하면 강도가 최소 ‘중간급’일 것으로 예상했다. 1951년 이후 발생한 23차례의 엘니뇨 가운데 강도가 중간급 이상인 경우는 19차례다.

현재 전망과 같이 여름철 엘니뇨가 발생한 뒤 겨울철 중간급 이상으로 발달한 경우에 대한 기상청의 국내 영향 분석 결과, 우리나라 7~9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았다. 남부 지방의 경우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의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은 경향이 있고, 전국 9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아메리카 남부·미국 남부·아프리카 북동부·중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고 인도네시아와 남아시아 일부에 가뭄이 나타난다. 또 지구촌 전역의 기온도 높힌다. 역대 가장 더운 해로는 2016년이 꼽히는데,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와 함께 당시 매우 강했던 엘니뇨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올해 엘니뇨로 인해 세계 기온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시작되면 세계 각지에서 기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커지고 극심한 더위가 촉발될 것”이라며 “엘니뇨가 발생했다는 WMO의 선언은 보건과 경제, 생태계에 끼쳐질 영향에 각국 정부가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