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AI 활용은 시대적 흐름…기술과 법조계 상생 모색해야”

리걸테크, 법조계, 학계가 법률 분야 인공지능(AI)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법률 AI의 발전 수준과 효용을 고려했을 때, 적극적인 진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무법인 원 인공지능대응팀은 '초거대 AI와 법률의 미래' 세미나를 개최했다. 초거대 AI가 법조계에 미치는 영향, 변호사 업무의 변화, 초거대 AI의 법률 이슈 등이 다뤄졌다.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생성형 AI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가 법조라 판단했다. 리걸 AI는 △법률 문서 작성, 요약 △법률 연구 △법률 분석, 예측, 조언 △법률 번역 △법률 교육 △글로벌 입법 자료 신속 정리 등을 지원해 업무 처리 능력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향 생성형 AI 발전을 위해 리걸테크의 성장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표했다. 강 부장판사는 “국내 리걸테크 AI 발전을 막으면 국외에 서버를 둬 국내 사법권이 미치기 힘든 미국 AI 기업이 득세할 수 있다”며 “변협에서 국내 리걸테크를 죽여서는 안되며 리걸테크, 변협, 변호사가 공존과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는 최근 출시한 '법률 GPT'를 소개했다. 법률, 판례, 사례, 전문가 검토 데이터, 입법판례 네트워크 등을 통해 Law GPT 만들었다. 이는 법률 분야에 특화된 생성형 AI로, 기존 챗 GPT가 가진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해결했다. 임대표는 “초거대 AI 시대에 겁먹거나 도망갈 필요가 없다”며 “적극적으로 법률 AI의 시대를 열어갈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법률 GPT 시대의 변호사 업무 변화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오정익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실제 변호사 업무에서 생성형 AI가 활용되고 있으나 초거대 AI의 변호사 대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변호사법 위반, 개발·운영 등 과정에서 비용 한계, 기술적 한계 등의 이유를 들었다.

경제·사회·정책적 접근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사법 위반 등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변호사법 관련해서는 정책적이고 사회적인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럼에도 기술의 적용은 막을 수 없으니 변호사 보조자로서의 법률 AI를 인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초거대 AI의 법적 이슈도 다뤄졌다. 양천수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의 위험 요소로 △하드웨어 △알고리즘 △데이터 △사회적 사용 등을 꼽았다. 유럽은 미국과 중국을 향한 규제 일환으로 위험에 기반해 AI에 접근 중이라 설명했다. 우리나라 또한 유럽연합과 유사한 접근 중이다. AI의 양면성을 고려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양 교수는 “AI의 탁월성을 사회에서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결과가 최대한 사회적 약자에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