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돌리기 사망…“의료사고 면책조건은 입증책임 강화”
[앵커]
최근 대구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10대 환자가 응급실을 돌다 숨진 사건이 있었는데요.
환자를 거부했단 이유로 의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필수의료과 지원 기피 이유 중 하나로 '의료사고 부담'이 꼽힙니다.
KBS 조사 결과 면책권을 주는 데 동의하지만 의사들의 사고 입증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9년 10월, 5살 동희는 부산의 대학병원에서 편도절제수술을 했습니다.
당시 엄마는 퇴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김소희/고 김동희 엄마 : "애가 좀 잘 못먹더라고요. 계속 토하고. 그래서 입원을 조금 더 요청을 했는데 출혈 없으니까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동희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119는 동희를 수술한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병원은 수용을 거부했습니다.
[김소희 : "피가 터졌어요. 그 상황에서 애가 기도 폐쇄가 되면서 심정지가 온 건데, 다른 CPR 환자가 있어서 받을 여력이 안 된다고..."]
20km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향하던 아이는 뇌사에 빠졌고 다섯 달 뒤 숨졌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수술 중 의료 사고가 있었고, 동희가 실려갔던 당시 응급실에 다른 CPR 환자는 없었습니다.
의료 사고의 입증 책임은 전적으로 환자 측에 있습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피해자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소희 : "동희가 대량 출혈이 일어났는지, 수술방에서, 이런 거를 의사가 진실을 말해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요."]
동희 사건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4년이 걸렸습니다.
KBS는 '필수의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의사에게 의료사고 면책권을 주는 것에 응답자의 반 이상(53%)이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47%가 의료진의 설명 의무와 입증 책임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필수의료 과목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환자가 사망하든지 다쳤을 때 유족이든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게 첫 번째잖아요. 그게 잘 안 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거든요."]
동희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병원과 환자 사이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서 사후에라도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국민의힘, ‘후쿠시마 현지 검증단 파견’ 정부에 제안
- [단독] KB알뜰폰, 접속정보 6억 6천만 건 수집…“개인취향까지 파악 가능”
- [영상] 우크라 동부전선에 러군 18만 명 집결…최대 격전 예고
- 다음 주까지 선거법 협상 끝내자는 김진표…여야는 ‘동상이몽’
- [단독] 북한 국경 주민 ‘마스크’ 벗었다…국경 개방 임박
- 출생 신고했더니 “명복을 빕니다”…김해시의 황당한 알림문자
- 운전연습하던 차량 바다로 추락…“브레이크 대신 엑셀 밟아”
- 아들 학교 데려다주다가 빗길 교통사고…부자 모두 사망 [현장영상]
- 대낮 뺑소니 사망자 낸 ‘만취 차량’ 압수…음주 대책 첫 사례
- [크랩] 사과만 보면 ‘찌릿’…사과연합과 로고 전쟁 벌인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