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X주지훈 '비공식작전', 여름 흥행 책임질 리얼 버디 액션 스타트[종합]
유쾌하지만 짠내 나는 버디물… 장르적 긴장감·인간애 펼치며 흥행 도전 나서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 김성훈 감독이 뭉친 영화 '비공식작전'이 리얼 버디 액션 장르를 앞세우고 여름 흥행 전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의 제작보고회가 열렸고 이날 현장에는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 주지훈이 참석했다.
영화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가 펼치는 액션 영화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를 통해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해 사력을 다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유머와 긴장감을 넘나드는 복합장르적인 재미를 펼쳐온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 당시 '피랍'이라는 가제로 진행됐으나 편집 과정에서 '비공식작전'으로 제목을 확정하고 개봉 준비가 진행됐다.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현지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실제 상황을 모티브로 했으나 영화는 피랍 상황과 21개월 뒤 생환이라는 두 가지 실제 상황만 영화에 반영했을 뿐 인물이나 스토리는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 나갔다.
김성훈 감독은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피랍'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비공식작전'으로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2018년부터 '피랍'으로 제목을 정하고 제작 과정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촬영을 마치고 편집하면서부터 '비공식작전'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있었던 것 같다. ('피랍'이)작품 자체를 누르는 느낌이 있었다. 구하러 가는 사람들의 위기 탈출과 그에 따른 쾌감이 있는 영화인데 '제목 자체가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런 의문 과정에서 '비공식작전'으로 정하게 됐다. 영화를 보시면 엔딩에 타이틀이 나오는 순간 제목이 왜 바뀌었는지 이해되실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감독은 '비공식작전'의 주인공으로 이미 '터널'에서 호흡을 맞춰 본 하정우와 '킹덤'에서 호흡을 이룬 주지훈 두 사람에게 캐스팅 제안을 한 이유에 대해 "캐릭터 적합성은 화면에서도 느끼셨을 것 같다. 이 영화를 하고 싶은 이유는 많았는데 제 안에 큰 부담이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기에 부담이 컸다. 그 부담을 나눠질 동료가 필요했고 제가 하정우 배우에게 모니터링을 빙자해서 슬쩍 책을 건넸다. 아마 다른 영화 크랭크인 직전이어서 책을 읽지 못했을텐데 2~3일 만에 전화가 오더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추석 무렵이었는데 하정우 배우가 '추석 선물 하나 드리겠다. 크랭크인 직전이어서 책은 못봤는데 그냥 함께 하자'고 했다"며 "정우 배우가 '우리가 터널 때도 부족한 점을 극복하지 않았느냐, 함께 하시죠'라고 했다. 이 영화 출발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지훈의 캐스팅 과정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감독은 "주지훈 배우는 싱가폴에서 '킹덤' 시즌1 프리미어 시사가 있었다. 시사회를 마치고 회식 장소에서 옆방으로 주 배우를 불러서 '한국 돌아가면 지훈씨에게 책을 건네고 싶다는 감독이 있다. 2~3편 찍은 감독인데 그럭저럭 나쁘지 않고 괜찮다'고 말했다"며 "주 배우가 '사람 깨무는 거 찍고 막 달리는 것 찍은 감독 아니냐, 성이 김씨 같다'며 바로 수락을 해주더라. '비공식작전'의 출발이 됐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하정우와 주지훈 배우의 호흡이 펼쳐낼 '비공식작전'만의 장점에 대해 "원 플러스 원은 투가 아닌 그 이상의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촬영 현장에서 느낀 건 두 사람이 마치 라틴 댄스를 추듯 한 명이 끌고 가면 다른 한명이 끌려가는 듯 하다가 다시 반대로 끌려오더라. 엇박자 아닌가 싶을 때도 또 다른 창조적 합이 나왔다. 현장에서 보고 있으면 아까울 정도로 절묘한 쾌감 들었다. 현장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저에게 또 스태프들에게 전이됐다. 없던 아이디어도 나오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중 외교관 민준 역을 맡은 하정우는 캐스팅 과정에 대해 "소재 자체가 무게감 있게 시작하다보니 '감독님 특유의 코미디 라인을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숙제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그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촬영을 며칠 앞두고 김 감독님과 어느 수준으로 이 인물을 그려낼 것인가 함께 고민했다. 판수와 만나 어느 한적한 길에서 서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의 표현 기준을 정하니 코미디를 어느 선까지 할 수 있고 무거운 주제를 어느 선까지 활용할 것인가 방법이 나오더라. 그 신이 풀리니 나머지도 다 풀렸다"고 밝혔다.
이어 하정우는 "이 영화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우당탕탕 액션신도 있는데 민준이 특화된 요원이라면 수월했을텐데 이 친구는 평범한 외무부 사무직 직원에 불과했다. 그래서 액션신에 리액션을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특히 들개들과 사투를 벌인 액션신에 대해 "모든 영화의 촬영이 고되고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특히 '비공식작전'에서의 액션 신이 그랬다. 감독님이 특이하시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해낼수 있을까'싶도록 독특하고 흥미로운 분이다"라며 "들개에게 쫓기는 신은 며칠을 찍다 보니 수십마리 들개가 나오더라. 강아지가 아니다. 조련사 분들도 있고 응급차도 와있는데 둘째날 밤부터 개들이 사나워지기 시작하더라. 저는 들개들 발견하고 도망쳐서 차에 타면 되는 장면이었는데 둘째날부터 사나워져서 어제 본 애들이 아니었다. 저는 차에 탔는데 '컷'하니 비명 소리가 들리더라. 스태프들이 물린 거다. 정말 실제 상황으로 변해가더라. 그 장면 찍을 때 내 연기가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김성훈 감독이 개들에게 밥을 안준 게 아닐까 싶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주지훈 또한 영화의 무게감 속에서도 코믹과 액션 두 가지를 놓치지 않아야 했던 과정에 대해 "정우 형의 말처럼 뭐랄까 어릴 때 사고도 당하고 뼈가 부러진 적도 많다. 그럴 때 아프지만 또 친구들을 만나면 웃길 떄도 있고 그렇지 않나. 이 영화는 긴박함 속에서도 웃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리얼리티 속에서도 위트가 있다. 이번 영화에서 김성훈 감독님과 정우 형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가 준비해간 것보다 촬영하며 연기톤 등에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레바논의 택시 운전사 판수 역을 연기하며 불어와 아랍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소화한 과정에 대해 "아랍어는 익숙지 않다. 영어는 할 줄 몰라도 들어는 봤잖나. 아랍어는 들어본 적도 없고 외계어 같았다. 감정을 넣어서 해야 하는데 이틀밤을 세워서 외워도 다 까먹는다. 불어도 좀 익숙한 감이 있는데 아랍어는 지금 한 단어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정우는 시나리오도 읽지 않고 캐스팅을 수락한 과정에 대해 "일단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이 굉장히 감사하다. 감독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다. '터널'의 과정과 결과물에서도 경험했고 이후 김성훈 감독님이 주지훈과 '킹덤'을 하시면서 보여주신 부분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주지훈과의 호흡에 대해 "지훈과는 놀랍도록 뭐든 잘 맏는다. 초반 감독님 말씀처럼 리딩도 하고 준비도 했지만 현장에는 변수가 많다. 그럼에도 잘 활용하고 서로 주고 받는 순간들을 보내면서 상대배우로서 신뢰와 믿음이 갔다. 둘이 버디 무비 형식으로 진행하는 영화인데 연기하는 맛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지훈 또한 하정우와의 호흡에 대해 "감독님과도 정우 형과도 전작을 함께 했었다. 새로운 촬영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불안함이나 스타일이 달라서 올수 있는 스트레스들이 있는데 이미 두 분과는 잘 맞는다는 확인을 하지 않았나. 개인적인 시간도 몇 년 같이 보내고 이번에 함께 하게 됐는데 낯 간지럽지만 감독님과 정우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 현장이었다. 내 개인으로서도 이 장면에 욕심이 있을 수 있는데 정우 형이 내게 어떤 액션을 주고 또 리액션으로 받아주고 하는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주고 받는 정과 합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도 저희를 완전히 신뢰해주시고 의심하지 않는데서 오는 울컥함이 매 순간 있었다. 모든 현장 좋아하지만 전우애가 너무 좋았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더 생겼고 두 형님들이 나에 대한 이해도도 더 깊어졌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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