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주담대… 가계대출 석 달 연속 증가세 이어가나

이강진 2023. 7. 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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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한 달 새 1조7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주담대 증가 영향으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주담대가 계속 늘어날 경우 통화 긴축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상환·축소) 흐름도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1431억원 늘면서 2021년 12월(3649억원 증가) 이후 1년5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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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대銀 주담대 1조7000억↑
부동산시장 회복세 영향 ‘꿈틀’
5월 증가폭 2배… 두 달 연속 늘어
금융권 가계부채 상승세 유지
디레버리징 흐름 약화될라 우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한 달 새 1조7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주담대 증가 영향으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주담대가 계속 늘어날 경우 통화 긴축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상환·축소) 흐름도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1조4007억원으로, 전월(509조6762억원) 대비 1조7245억원 늘었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주담대는 지난 5월부터 늘고 있다. 지난달 증가 폭은 5월(6935억원)보다 2배 이상 커졌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금리 현수막. 뉴스1
주담대가 늘어난 데는 부동산 거래가 연초와 비교해 다소 회복세를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연초보다 좋아지다 보니 매매 거래가 좀 더 활성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매매 거래가 이뤄지면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게 대출이다. 부동산 시장이 불황에서 다소 개선되는 흐름에 맞춰 (주담대 잔액도)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생금융 등을 내세우며 금리를 낮추다 보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가 연초보다 많이 낮아진 점도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담대 증가 흐름으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전월(677조6122억원)보다 6332억원 늘었다. 주담대가 1조7000억원 이상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 잔액(108조9290억원)은 전월(109조6731억원) 대비 7441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1431억원 늘면서 2021년 12월(3649억원 증가) 이후 1년5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한 바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추세로 미뤄볼 때 전체 은행권 및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2조3000억원, 4조2000억원씩 전월보다 늘었다. 금융 당국 통계에서도 은행·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4월 2000억원 늘면서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5월(2조8000억원 증가)에는 증가 폭이 확대됐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2.2%로, 조사 대상 34개국(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중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최근 가계대출 반등 조짐이 나타나자 한은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 기조 완화 기대 등의 영향을 받아 주식 가격이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4월 이후 가계대출이 다시 늘면서 금융 불균형 축소가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 불균형 상황과 금융 기관 복원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1분기 48.1로 지난해 4분기(46.0)보다 상승했다. 이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금융 취약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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