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력 의구심’ 푸틴, 시진핑과 회담… ‘건재’ 과시

SCO 정상회의 화상으로 참석
푸틴 “공조” 習 “연대·신뢰 강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하는 회의에 참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외부의 압력과 제재, 도발에 자신 있게 저항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맞서 싸울 것”이라며 서방의 제재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화상이긴 해도 푸틴 대통령이 국제 다자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은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회의에는 회의를 주재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와그너그룹 반란을 언급하며 “헌법 질서와 시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기 위한 러시아 지도부의 조치에 지지를 표명해 준 SCO 국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지역 갈등이 심화하고 세계 경제 위기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SCO 회원국 간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고립되는 상황에서 지지도 촉구했다.

시 주석도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 평화를 지키고 공동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SCO 회원국들이 올바른 방향을 따르고 연대와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제 세계화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적인 제재, 국가 안보 개념의 확장에 반대한다”며 “국제적이고 지역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확고한 지역 안보 장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미국 등 서방에도 날을 세웠다.

의장국인 인도의 모디 총리는 회의 개막 연설에서 “일부 국가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를 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고 회원국이지만 최대 경쟁상대인 파키스탄을 겨냥했다.

SCO는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협의체다. 두 나라 외에도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이고 이번 회의에서 이란을 정회원국으로 승인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해군의 합동 훈련과 해상 순찰을 정례화하는 등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3일 베이징에서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사령관을 만나 “양국 해군은 왕래가 밀접하고 상호작용이 빈번하다”며 “층위별 소통 증대, 연합 훈련·순찰 상시 조직, 전문 영역에서의 실무 협력 확대로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긍정적인 공헌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브메노프 사령관은 “러시아는 양국 군의 영역별 실무 협력을 크게 중시하고 중국과 밀접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