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는 아쉽지만, 정말 깔끔하게 져"…'6593일' 만에 파죽의 8연승, 그 후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선수들 너무 잘하고 있다"
최근 한화 이글스의 기세는 매우 무섭다. 한화는 지난달 21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NC 다이노스, KT 위즈를 차례로 무너뜨리며 연승가도를 달렸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 중 두 경기까지 연달아 잡아내며 2005년 6월 4~14일 이후 무려 18년, 6593일 만에 파죽의 8연승을 질주했다.
역대급 흐름을 탄 한화는 내친김에 9연승에도 도전했으나, 2일 삼성전에서 1-2로 석패했다. 한화는 삼성 '에이스 '원태인에게 6이닝 동안 4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1점을 손에 넣었으나, 양창섭(1이닝)-이승현(1이닝)-오승환(1이닝)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마운드에 꽁꽁 묶이고 말았다.
최원호 감독은 4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스코어상으로는 아쉬운데, 내용상으로는 아쉬움을 가질 만한 것이 많지 않았다. 페냐가 만루 위기를 막을 때는 운이 따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태양이, 박상원까지 막는 것까지는 잘 막았는데, 경기 막판에 운이 조금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운이 따르려면 (채)은성이 타구가 넘어가든지, 빠져야 했다. 그리고 9회 문현빈 타구라도 다이빙을 하다가 뒤로 빠져야 되는데, 모든 것이 잡혀버렸다. 그런 부분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며 "그전까지는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필승조의 공도 공략하지 못했고, 원태인에게 묶였던 경기였다. 아쉽지만 정말 깔끔하게 진 경기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파죽의 8연승을 질주한 뒤 선수들에게 어떠한 말을 해줬을까. 최원호 감독은 "선수들과 미팅은 하지 않았다. 그날 경기가 끝난 뒤 코칭스태프 미팅만 했다. '8연승 수고했고, 화요일(4일)부터 다시 준비 잘하자'고 했다. 선수들은 너무 잘했는데, 미팅할 것이 없었다. 오히려 미팅도 많이 하면 역효과가 난다"고 활짝 웃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 이어 최원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선수단 미팅을 한 것은 단 두 차례. 그는 "처음 올라왔을 때 한 번, 그리고 첫 3연패를 했을 때 미팅을 했다. 미팅도 잦으면 잔소리가 된다"며 "정말 누가보더라도 혼날 일을 했을 때는 하겠지만, 지금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장민재와 김민우 등이 빠진 상황에서 한화가 8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령탑은 가장 먼저 '타선'을 꼽았다. 그는 "1~3선발이 워낙 잘 던졌고, 연승 기간을 돌아보면 1-0으로 이긴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4득점 이상을 했는데, 주로 경기 초반에 점수를 냈기 때문에 선발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리고 세 명의 선발 투수들이 어느 정도 이닝을 먹어줬기 때문에 4선발이 나설 때는 불펜 투수들이 많이 나갈 수 있었다. 그러한 궁합들이 잘 맞았다. 그리고 8연승 중 두 번째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조금 더 상승세를 탔던 것 같다. 그동안에는 경기 막판에 동점이 돼서 비기든, 뒤집어지는 경기가 나왔는데, 그러한 것들을 막아내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원호 감독은 "3연패를 했을 때 미팅 내용이 열심히 하는 것도 알고, 잘하는 것도 아는데 결과가 패배가 되니 혹시나 선수들이 '해도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을 가질까봐 미팅을 했던 것이다. 못 치고 싶고, 못 던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며 "결과에 집착을 하면 악수를 두게 된다. 과정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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