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학교서 신라면 먹고 K팝 듣고... ‘교육계 오스카상’ 받은 韓교사
학생들이 모여 신라면과 짜파게티를 나눠 먹고, 점심시간에는 K팝을 함께 듣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학교가 아닌 영국의 한 학교에서 나온 풍경이다.
3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동부 피터버러에 위치한 중등학교 ‘퀸 캐서린 아카데미’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동아리가 있다. 바로 한국인 보조교사(teaching assistant) 김인화씨가 운영하는 동아리 ‘코리안 클럽’이다.
해당 학교에서 16년을 근무해 온 김씨는 원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취약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 등을 위해 힘써왔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김씨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그는 점심시간에 운영되는 ‘코리안 클럽’을 만들었다. 김씨는 “이후 K팝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K팝을 듣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점심시간 특별활동도 시작했다”며 “이 활동은 꽤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해당 동아리 학생들이 보다 폭넓은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직접 만든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하거나 한국 전통 무용을 알려주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몇몇 학생들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거나, 한국 유학과 취업을 마음먹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동아리 활동으로 김씨는 지난달 23일 영국 교육업체 ‘더 타임스 에듀케이션 서플리먼트’(TES)가 주최하는 ‘TES 스쿨 어워즈 2023′에서 ‘올해의 보조교사 상’을 수상했다. 영국 더타임스의 교육 전문 부록 책자에서 시작한 TES는 이 상에 대해 ‘교육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국 교육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고 설명한다. TES에 따르면 이번 시상식은 올해 15번째로 열린 것으로 런던에서 진행됐다.
김씨는 “한국인으로서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문화를 교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제가 하는 일이 학생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상하게 돼 기쁘다며 “동아리를 널리 알려준 나의 학생들과 나를 추천해준 동료들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 8학년 라이바는 코리안 클럽에 대해 “덕분에 학교가 재밌어진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 점심시간에 모두가 모이는데 정말 놀랍다. 한국 문화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며 “선생님이 이 동아리로 상을 받아서 무척 자랑스럽다”고 했다.
8학년 아나미카는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K팝을 사랑한다”며 “선생님은 상을 받을 만하다. 선생님은 정말 열심히 활동하시고, 최고의 사람 같다. 또 늘 친절하시고 이 학교 최고의 선생님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나미카를 통해 K팝을 접한 후 동아리에 들게 됐다는 8학년 니콜라는 “K팝은 최고의 음악이다. 특히 음식을 좋아하는데, 너무 매워서 때로는 잘 먹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은 역대 최고 선생님이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다”며 “K팝을 들으면 모두 기분이 밝아진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강인 스승’ 하비에르 멕시코 감독, 관중이 던진 캔 맞아 출혈
- 시진핑, 바이든과 마지막 만남...이시바와 첫 만남
- 경기 곤지암리조트 내 가건물서 화재... 1명 화상
- 철도노조, 18일 태업 예고...열차 일부 지연 가능성
- 외국인 전세사기 피해 막는다…서울시, 7개 국어 임대차 상담 시작
- “강남까지 10분이면 간다더니”... 위례신사선 또 불발에 위례주민들 궐기대회
- “이란, 대선 전 미 정부에 ‘트럼프 암살 안한다’고 했다”
- 여의정 협의체 두번째 회의... 협의점 못찾고 평행선만 달려
- 고열 호소 하루 만에 패혈증으로 환자 사망...진단 의사, 대법서 무죄
- ‘꼴찌의 반란’ 김민선, 시즌 왕중왕전 위믹스 챔피언십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