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들어온 생성형 AI 시대] 위험 지역은 로봇, 불량은 AI가 캐치… 산재 `해결사` 맹활약

이상현 2023. 7. 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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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삼성重 '챗봇' 업무에 활용
포스코도 철강 공정에 AI 적용
쇳물 농도·온도 등 실시간 체크
한화오션, 고위험 업무에 투입

③ 제철·반도체·배터리까지 AI로

"철강업종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 산소 밸브를 여닫는 작업인데, 요즘 로봇개의 도움으로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김성용 현대제철 안전보건총괄 안전보건기술팀장은 4일 현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함께 있던 김영신 현대제철 안전보건총괄 안전보건기술팀 책임매니저도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위험 장소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로봇들이 고위험 작업에 들어가다 보니 인명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높였다"고 경험담을 보탰다.

AI 기술이 자동차·철강·조선 등 전통적인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생산 현장과 제품을 바꿔놓고 있다. 기업들은 AI 기술을 활용, 스마트 팩토리로 변신하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조만간 기아가 선보일 EV9 GT 모델에는 '레벨3 자율주행'을 불리는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기능이 탑재된다. 그러면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가 자유자재로 도로를 누빌 수 있다. 스스로 차선을 바꾸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목적지에 맞춰 출구로 빠질 뿐 아니라 갑자기 차가 막히면 차가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고, 다시 알아서 출발한다. 운전자는 기능 고장이나 한계 상황 등 비상시에만 개입해 운전대를 잡으면 된다.

◇완전 자율주행차 성큼

국내 도로에서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 되는 것은 기아의 EV9 GT 모델이 처음이다. 기아는 지난 5월 성수동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EV9 GT에 적용된 레벨3 자율주행의 시뮬레이션 체험 기회를 줬는데, 차가 스스로 차로를 변경하고 앞뒤 차량 간격 조정, 자동 주차 등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여줬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케어 '똑버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동케어 똑버스는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교통약자에 한해서만 '똑타'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승 신청이 가능하다. 똑타는 현대차가 AI를 결합한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셔클'을 기반으로 개발한 경기도 맞춤형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서비스 이용자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해 실시간 수요와 교통상황을 반영한 경로로 차량을 배차 받고 원하는 장소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제철소도 AI로 가동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그룹은 스마트 제철소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 포스코는 스마트 팩토리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에 이름을 올렸다.고로에 철광석(소결광)과 코크스, 석회석 등을 넣고 녹여 선철을 만드는 제선 공정의 경우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관리하며, 제강 공정에서는 만들어진 쇳물을 연주 공정을 거쳐 슬라브로 만들기까지 손실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바뀌었다. 또 실시간 온도와 성분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통합 제어 시스템으로 멈춤이나 지연 없이 연속 공정도 가능하다. 도금 공정에서는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강종, 두께, 폭, 조업 조건과 목표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가 자동으로 제어돼 생산·품질·안전 모두 확보되는 스마트제철소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4족 보행로봇 스폿의 활약이 두드러진 현대제철은 2025년까지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제강 부문에서는 온도 예측 모델을 도입해 AI로 대형 압연 소재 추출 목표 온도를 최적화했으며 후판 품질까지 미리 예측하고 있다. 알파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AI가 15억개에 달하는 경우의 수에서 최적 합금 비율을 계산해 수개월씩 걸리던 비율 추출 실험을 10일로 줄이는 획기적인 방안도 고안해냈다.

◇AI 로봇이 선박 건조하고 견적부터 인도까지 한번에

조선업계에서는 대형 조선 3사를 중심으로 '스마트 조선소'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HD현대는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작업 관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FO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2030년까지 스마트조선소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021년에는 조선업계 최초로 HD현대중공업에 AI 기반 화재감시시스템을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미국 빅데이터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인공지능 플랫폼을 현대삼호중공업에 시범 적용하기도 했다.

한화오션도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거제 옥포조선소의 스마트 야드화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열간가공 작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로봇 '곡누리'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최근에는 선박 배관 조정관을 용접하는 협동로봇 개발에 성공해 선박 건조현장에 투입했다. 이 로봇은 배관 조정관을 용접하는 로봇으로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충돌 안전분석을 통해 안전펜스나 안전센서를 설치하지 않고도 작업자가 협동로봇과 함께 용접 협동작업을 할 수 있어 작업자와 협업이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조선업계 최초로 견적부터 제품 인도까지 선박 건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관제할 수 있는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SYARD'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또 AI 기반 챗봇 'SBOT'을 개발하고 이를 선박 설계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설계 담당자는 도면검색이나 일정 관리, 출도 등 단순 반복업무를 줄이고 중요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시간 손실을 줄이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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