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시작된 한국 사랑’…한-몽 ‘민간 외교관’ 마랄마씨
“한국은 나의 두 번째 고향입니다. 절망의 끝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 왔던 한국,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나라, 이 나라의 따뜻함과 매력을 몽골에 더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인의 정을 잊지 못해 다시 한국을 찾아와 공부하면서 몽골에 한국 문화를 전파하며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는 이가 있다. 유학생 마랄마씨(20)다.
마랄마씨와 한국의 인연은 2년 전 시작됐다. 2021년 1월 몽골에서 썰매를 타다 넘어져 다리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개방성 골절상을 입은 마랄마씨는 자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는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후유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다리부터 골반, 척추까지 통증이 생겼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재수술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쁨도 잠시, 이내 또 한번의 어려움이 찾아왔다. 코로나19 탓에 입국이 지연됐던 것. 마랄마씨의 사연을 전해들은 이춘택병원(병원장 윤성환, 수원시 팔달구)은 그를 위해 초청장과 입국 서류를 보내고 통역사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입국을 도왔다. 마침내 한국 땅을 밟은 마랄마씨는 그해 9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회복 후 몽골로 돌아간 마랄마씨는 가장 먼저 한국어학당을 찾았다. 한국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져서다. 1년여간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SNS와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다보니 어느새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국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그의 한국 사랑은 어학당에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 나이 스무살로 어엿한 ‘대학 유학생’이 돼 다시 한국을 찾아 온 것. 물론 계기도 있었다. 골절부를 고정하던 핀을 제거하기 위해 이춘택 병원을 방문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마랄마씨는 "입원치료를 받는 동안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져만 갔다. 처음 와 본 낯선 곳이었지만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저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먼저 안부를 묻는 등 따뜻했다"면서 "이러한 친절한 모습 덕분에 병원에서의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고 했다.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꿈도 생겼다고 했다. 전공인 마케팅을 접목시켜 가족과 친구는 물론 더 많은 몽골인들에게 한국의 문화, 의료 체계, 시스템 등을 알리며 훗날 몽골과 한국을 잇는 ‘민간 외교관’이 되겠다는 거다. 그 꿈을 향한 첫발은 이미 디뎌진 상태다.
마랄마씨는 “나는 입버릇처럼 한국은 나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얘기한다"면서 "한국에는 내가 그동안 느꼈던 것보다 더 강한 그 무언가가 있을 것이고 많은 보물들이 있을 것이다. 한국 곳곳을 누비며 보고 느낀 것들을 몽골에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성환 원장은 "해외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치료기술 뿐만 아니라 따뜻한 정을 나눔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돼 의료인의 한사람으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마랄마씨의 꿈을 응원하면서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은 물론 주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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