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평년과 비슷하거나 덜 더울까?···엘니뇨 중간급으로 발달 전망

4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돼 많은 피서객이 강릉을 찾는 가운데 대표 관광지 중의 하나인 경포호에서 대량 증식한 파래가 썩어가고 있다. 경포호에서는 지난해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제거작업이 실시된 바 있다. 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WMO)는 4일 현재 엘니뇨가 발달하는 상태로 올해 7~9월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90%나 된다고 밝혔다. 지난 5월보다 엘니뇨 발생확률을 10%포인트 높여 잡았다.

엘니뇨는 열대 중동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위도는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경도는 서경 170~120도인 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지난 2월 오르기 시작해 현재(6월 18~24일)는 평년보다 1도 높다.

2015년 7~9월 발생했던 엘니뇨로 인한 아프리카 대륙의 강수량 변화. 붉은색은 강수량이 줄어든 지역, 푸른색은 많아진 지역을 뜻한다.

엘니뇨는 보통 2~7년마다 발생하며 한 번 발생하면 보통 9~12개월 지속한다. WMO는 이번에 엘니뇨가 발생하면 강도가 최소 ‘중간급’일 것으로 예상한다.

1951년 이후 23차례 엘니뇨 가운데 강도가 중간급 이상인 경우는 19차례다.

기상청이 ‘여름철 엘니뇨가 발생해 겨울철 중간급 이상으로 발달한 경우’에 국내 영향을 분석해보니 7~9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경향’, 강수량은 ‘7~8월은 뚜렷한 경향이 없으나 9월은 평년보다 적은 경향’이 나타났다. 올여름이 기존 전망과 달리 예년보다 덜 더울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엘니뇨는 세계 각지 날씨에 영향을 준다. 강수량 측면에서 보면 엘니뇨 발생 시 남아메리카 남부·미국 남부·아프리카 북동부·중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고 인도네시아와 남아시아 일부에 가뭄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엘니뇨는 지구 온도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2016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되는 데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와 함께 매우 강했던 엘니뇨도 영향을 줬다.

올해 엘니뇨 때문에 기온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시작하면 세계 각지에서 기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커지고 극심한 더위가 촉발될 것”이라면서 “엘니뇨가 발생했다는 WMO의 선언은 보건과 경제, 생태계에 끼쳐질 영향에 각국 정부가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