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강에 의존해온 인간의 과거·현재·미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0억년 전쯤, 갓 생겨난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강은 전쟁의 중요한 요소였고, 재해와 갈등도 불러왔다.
1863년 미시시피 강변의 작은 도시 빅스버그에서 벌어진 전투는 남북전쟁의 승부처였다.
자만해진 인간은 눈부신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마침내 강을 길들였다고 자신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런스 C. 스미스 지음·추선영 옮김 / 시공사 펴냄
40억년 전쯤, 갓 생겨난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무수한 빗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었다. 인간은 강을 따라 미지의 대륙을 탐험했고, 강 옆의 비옥한 땅에 정착해 문명을 세웠다. 강에서 얻은 물로 목마름과 위생을 해결했고, 강을 이용해 에너지와 식량을 생산했다. 강은 그렇게 지구 곳곳을 흐르는 동맥이 되었다.
책은 강에 대한 대서사다.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강이 인류 문명과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본다. 강은 수십억년 동안 변함없이 흐르며 오늘날의 인류를 있게 했다. 강은 국경을 열었고 도시를 건설했으며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 강은 탐험 및 무역에 필요한 통로였고 목재와 비옥한 토양, 물고기, 금 같은 '자연 자본'을 제공했다. 동시에 강은 전쟁의 중요한 요소였고, 재해와 갈등도 불러왔다. 1863년 미시시피 강변의 작은 도시 빅스버그에서 벌어진 전투는 남북전쟁의 승부처였다. 1942년 볼가강에 자리 잡은 스탈린그라드에서 벌어진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가른 분수령이었다. 메콩강 삼각주에선 무려 4년에 걸친 끔찍한 게릴라전이 이어졌었다. 그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서 목숨을 잃었다.
동시에 저자는 무분별하게 지은 각종 관개시설과 댐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그러면서 물을 현명하게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류 문명을 형성한 것은 도로도, 기술도, 정치 지도자도 아니었다. 바로 강이었다. 자만해진 인간은 눈부신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마침내 강을 길들였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신음하는 검푸른 강물 아래에는 여전히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흐르고 있다. 저자는 강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다. 강에 휩쓸려갈 것인지 아니면 강과 현명하게 공존할 것인지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에 앉아서 돈 벌 사람 오세요"…고의 교통사고 16억 뜯어낸 일당
- "옆집 연예인 가족 소음 힘들어요"…아들 넷 정주리 거듭 사과
- ‘배꼽티’ 보도에 입맛 다신 류호정 “탈코르셋? 긴 머리 女에게 손가락질 하는 건…”
- 잠실 석촌호수 매직아일랜드 인근서 여성 시신 발견…경찰 수사
- "`사축인간` 될 수 있냐" 면접관 질문에 "못하겠다"…불합격 통보 받아
- 트럼프 2기 앞둔 美中 정상회담…시진핑 "디커플링 해법아냐"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