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백억대 전세사기 주범, 매물 싸게 판 이유가 "신앙심(?)"

사진=대전일보DB

대전지역 수백억 원대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이 매물을 싸게 판 이유에 대해 '신앙심'을 언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공판에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지역 H부동산 직원 A씨에 대한 주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A씨는 오피스텔 물건 절반 이상이 저렴하게 매매되는 사실을 알았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왜 싸게 팔았나"라고 묻자 "매매와 관련된 모든 건 법인의 실질적 운영자인 방송작가 B(40대·여)씨가 관리했다. B씨가 말하길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심을 갖고 선행 차원에서 저렴하게 매매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B 씨가 '우리 회사는 부자다. 오피스텔은 짐이 된다'고 했다. 세금이 더 많이 나가니까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팔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기 범행에 가담한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B 씨는 1억 원대의 오피스텔에 대한 매매가 성사될 경우 공인중개사에게 건당 수수료를 500만-1000만 원씩 주기로 했으나 나중에는 공인중개사들이 직접 수수료를 정했다.

검찰이 "공인중개사들이 자기가 받을 수수료를 스스로 정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제가 관할하지 않아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함께 구속기소된 공인중개사들로부터 판매 수수료의 일정 금액을 돌려 받은 뒤 B씨의 지시로 전직 방송사 직원인 공범 C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건넨 돈의 규모는 최대 1억 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C씨와 공모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갖고 있던 C씨 아내 명의로 대전에 부동산 법인을 세운 뒤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에서 갭투자를 통해 전세 계약된 오피스텔과 빌라 432채를 무자본으로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 등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세 계약이 체결된 오피스텔을 월세를 받을 수 있는 깡통전세 매물로 속여 팔거나 투자 가치가 높은 매물을 저렴히 판매하는 것처럼 속여 164명에게 327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