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살려 경기 반등”… 무역금융에 184조 역대 최대 ‘수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수출 中企 대출지원금 1500억 확충
해외수주 350억弗 위해 세제혜택도
첨단산업시설 국내 복귀 지원 강화
공공요금 인상 자제하고 캐시백 ↑
R&D 예산 31조원은 원점 재검토
결혼자금 한해 증여세 공제 확대에
“부자감세… 출생률 제고 미미” 지적
정부는 우선 하반기 중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인 184조원 규모로 공급하고 수출 중소기업 대상 대출지원금도 3570억원에서 5070억원으로 1500억원 확충하기로 했다. 10대 수출 유망국을 대상으로 무역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수출 지원체계도 정비한다. 아울러 올해 350억달러 해외 수주 달성을 위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자회사 대여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기업 투자기반을 확충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리쇼어링)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금액의 50%까지 지원하는 등 최소 외국인투자 수준으로 세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턴기업(국내 복귀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인정되는 업종의 동일성 기준도 완화한다. 가령 내연차 부품 기업이 전기차 부품기업으로 전환해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에도 유턴기업으로 인정한다.
물가와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반기 중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는 동시에 전기·가스 사용량을 줄이면 현금을 환급해 주는 에너지 캐시백 사업이 확대된다. 지금은 가스를 작년보다 7% 이상 절약해야 캐시백 대상이 되는데 이를 3∼5% 이상으로 낮추고 환급액도 늘린다. 또 7∼8월 두 달간 경유 유가 연동보조금을 다시 시행하고 압축천연가스(CNG) 연동보조금도 같은 기간 같은 방식으로 신설·운영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2024년 건강보험료율 인상은 최소화하는 것을 검토한다. 또 저소득층의 의료비 본인 부담 상한액을 5% 안팎 인하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 외국인 가사도우미 관련 시범사업 실시 등 저출생 대응방안이 포함됐지만 단기적 처방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결혼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은 세부담 완화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데다 혼인율 제고 효과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만 19세 이상 자녀나 손주 등에 재산을 증여할 경우 자녀 1명당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까지 증여세를 공제받고, 이를 초과하면 액수에 비례해 10~50%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이런 증여세 부담이 혼인 때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결혼자금에 한해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증여세 공제한도를 확대해 준다면 약간은 도움이 되겠지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5~10년을 예상할 수 있는 주택 마련 등 구체적이며 장기적인 플랜인데 이러한 단기처방은 오히려 청년들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소득층 맞춤형 지원 대책은 반지하 자가가구 침수방지시설 설치비 지원 등에 그쳤고, 상반기 중 공개 예정으로 예고됐던 ‘여성의 양질의 일자리 촉진 방안’ 역시 이번 대책에 반영되지 않는 등 약자복지 관련 대책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채명준·이지민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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