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수정안도 격차 커…노동계 1만2130원·경영계 9650원

노동계, 최초 요구안(1만2210원)보다 0.7% 낮춰
경영계, 최초 요구안(9620원·동결)보다 0.3% 높여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가운데)과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1만2000원 동의서가 담긴 서명지를 박준식 위원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수정안을 각각 제시했다. 다만 수정안이 양측 모두 최초 요구안과 큰 차이가 없고, 여전히 격차가 2000원 넘게 벌어져 있어 입장차를 좁히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620원이다. 한국노총·민주노총 등에 소속돼 있는 근로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에서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6.9% 인상한 1만2210원을 요구했다. 이날은 이보다 80원(0.7%) 감소한 1만2130원을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월급(월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환산하면 253만5170원이다. 노동계가 제시한 수정안은 올해 최저임금보다는 26.1% 많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사용자위원들은 당초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자고 요구했다. 이날은 수정안으로 시급 9650원을 제시했다. 최초 요구안보다 30원(0.3%) 올린 금액이다. 사용자위원들은 수정안에 대해 영세사업장과 소상공인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커, 최저임금위는 노사에 재수정안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 수준 논의는 노사가 각각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계속 평행선을 그리며 접점을 찾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구간’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될 수도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