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신작인데"…'팀쿡 야심작' 비전 프로, 애플 실패작 될까

장유미 2023. 7. 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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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 생산 목표량 100만대→40만대…협력사 부품 수율 기대 이하·수요도 '글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이 지난달 공개한 혼합현실(MR·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장점을 더한 것) 기기 '비전프로'가 사업 초반부터 삐그덕 거리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데다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4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비전프로'의 첫 해 생산 목표량을 기존 100만 대에서 40만 대 미만으로 낮췄다.

FT는 "유일한 조립 업체로 알려진 중국 럭스셰어는 40만 대 이하 제조를, 중국에 기반을 둔 부품 업체는 애플이 13만~15만 대에 대한 부품 생산만 요청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생산 목표 감축은 연간 1천800만 대 가량의 생산 능력을 키워 온 럭스웨어 입장에서는 크게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MR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애플]

앞서 애플은 지난달 5일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9년 만에 새로운 폼팩터인 '비전 프로'를 처음 공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비전 프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헤드셋으로, 내년 초부터 미국 시장에서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며 "맥이 개인 컴퓨터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비전 프로'를 통해선 새로운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팀 쿡의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비싼 가격 탓에 시장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비전 프로'의 가격은 3천499달러(한화 약 459만원)다. 이는 경쟁사인 메타가 지난달 선보인 MR헤드셋 ‘퀘스트3’의 가격(499달러)에 비하면 약 7배 가량 비싸다.

이에 웨드부시 증권은 애플의 첫 해 출하량을 15만 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경우 85만 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율(정상품 비율) 문제도 '비전 프로'의 생산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비전 프로'는 2개의 내부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바깥쪽을 향해 구부러진 렌즈로 구성되는데, 애플은 디스플레이 수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시연에 쓰인 디스플레이는 소니와 TSMC가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 골드버그 기술 컨설팅 업체 D/D어드바이저 설립자는 "비전프로는 어떤 것보다도 가장 복잡한 기기"라며 "애플은 비전프로의 많은 기술을 확장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첫 해 이것으로 돈을 벌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이르면 2025년 말, 늦어도 2026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 보급형 공간 컴퓨터의 출시 계획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등은 애플이 공간 컴퓨터 라인업의 정착을 위해 성능을 다소 낮추는 대신 더 저렴한 가격의 하위 모델 출시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애플은 삼성, LG 등과 함께 신작 헤드셋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삼성과 LG가 가격 인하를 위해 디스플레이에 미니 LED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면서도 "애플이 보급형 모델에도 마이크로 OLED 적용을 요구하면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전 프로'가 초반 생산량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5년 내로 2천만 대가량의 누적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천만 대는 소비자 기기의 대중화 기점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도 첫 해 출하량이 500만 대에 육박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은 애플 '아이폰' 첫 출시 당시 첫 해의 판매량이 140만 대였다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수치다.

제이슨 로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내년엔 35만 대 수준을 생산하겠지만 5년 뒤에는 1천260만 대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제한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충성스러운 팬들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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