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겨냥 하이브리드 전쟁, 국민 단결력은 굳건”

권윤희 2023. 7.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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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군사반란 후 2주 만에 처음으로 외교무대에 등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상대로 한 하이브리드전이 벌어지고 있으나 러시아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단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그너 그룹의 군사반란과 관련해서도 "러시아인들은 반란 시도에 반대했다"며 "군사반란 기간 러시아의 헌법 질서 보호 조치를 지원해준 SCO 국가에 감사를 표한다"고 푸틴 대통령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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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 SCO 화상 참석
외부 세력의 대(對)러시아 위협 지적
“러시아 국민 그 어느 때보다 단결”
바그너 군사반란 후 첫 외교무대
지도력 의문 의식한 듯 ‘건재’ 과시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3.7.4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군사반란 후 2주 만에 처음으로 외교무대에 등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상대로 한 하이브리드전이 벌어지고 있으나 러시아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단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 같이 연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먼저 “SCO는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 세계 평화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2001년 ‘반테러’의 명분으로 결성됐다.

그러나 “많은 국가가 러시아를 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신나치즘을 전개하고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고 있다”며 “러시아를 상대로 한 비공식적인 하이브리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지적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제재 및 도발에 담대하게 지속적으로 대항할 것”이라며 “러시아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단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그너 그룹의 군사반란과 관련해서도 “러시아인들은 반란 시도에 반대했다”며 “군사반란 기간 러시아의 헌법 질서 보호 조치를 지원해준 SCO 국가에 감사를 표한다”고 푸틴 대통령은 말했다.

바그너 그룹 군사반란으로 지도력에 타격을 입은 푸틴 대통령이 반란 후 첫 외교무대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SCO를 통해 파트너 국가 및 전 세계에 확고한 통제권을 어필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밖에 푸틴 대통령은 “2022년 SCO 국가와의 무역에서 러시아 루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었다. 또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의 80% 이상이 루블화와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2005년부터 SCO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다 올해 정식 회원국으로 합류하게 된 이란을 환영하는 한편, 벨라루스의 SCO 조기 가입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3.7.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 평화를 지키고 공동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SCO 회원국들이 올바른 방향을 따르고 연대와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호혜협력의 케이크를 크게 만들어 각국 인민이 더 많고 공정한 발전 성과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경제 글로벌화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고 보호주의·일방적 제재·국가안보 개념의 일반화에 반대하며 담쌓기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외부 세력이 ‘신냉전’을 조장하고 이 지역에 대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며 “어떤 이유로든 내정에 간섭하고 ‘색깔 혁명’을 벌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방적 제재나 디커플링 등은 중국이 미국을 비난할 때 언급해온 표현이다. 또 색깔 혁명은 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서방 주도로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을 말한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가운데) 인도 총리,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8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회담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면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대화로 의견 차이를 해소하며 협력으로 경쟁을 넘어서고 서로의 핵심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확실하게 존중해야 한다”며 “지역 전체와 장기적 이익에서 출발해 독립 자주적으로 대외정책을 만들고 자국의 발전과 운명을 자기 손으로 단단히 틀어쥐어야 한다”고 시 주석은 강조했다.

또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 공동의 책임”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은 각측과 함께 대화와 협상으로 국가 간 이견과 모순을 해소하며 국제와 지역의 이슈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등 지역 안보 장벽을 튼튼히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3년 8월 자신이 제창한 중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 벨트 구축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언급한 뒤 “무역 투자 자유화와 편리화를 추진하고 기반 시설과 물류 대통로 건설을 가속해 안정적이고 원활한 역내 산업망과 공급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국제협력 정상포럼의 개최 계획을 소개한 뒤 “각측이 포럼에 참가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공동으로 세계를 행복하게 하는 이 행복의 길을 더욱 넓고 멀리 개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3.7.4 스푸트니크/AFP 연합뉴스

반면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회의 개막 연설에서 회원국이지만 최대 경쟁상대인 파키스탄을 겨냥해 “일부 국가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를 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SCO는 그런 나라들을 비판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테러는 세계 평화에 주요 위협이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파키스탄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치른 희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재앙은 우리 지역을 계속 괴롭히고 있으며 평화와 안정 유지에 심각한 장애물로 남아 있다”며 “이를 외교적 점수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유혹은 피해야 한다”고 모디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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