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뚝…금융·석화·유통 '빨간불'

장현주 2023. 7.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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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기업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이 상향된 기업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 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1년 만에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AA-급 이상 기업 가운데 8곳의 신용등급 및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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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신용평가사 변동 내역
상반기 49개사 신용등급·전망↓
올린 곳은 39곳…작년과 딴판
실적 및 재무건전성 악화 여파
'부정적' 등급, 추가 강등 우려

마켓인사이트 7월 2일 오전 9시 33분

올 들어 기업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이 상향된 기업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쪼그라든 실적과 악화한 재무건전성이 반영되면서 신용등급 줄강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금융, 석유화학, 소매유통, 게임 등 주요 업종에서 등급 추가 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도 신용도 ‘흔들’

4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의 올 상반기 정기평가 신용등급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3사가 신용등급 및 전망을 내린 기업은 49곳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및 전망을 올린 기업은 39곳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상향 65곳, 하향 31곳으로 신용등급 상향 우위 기조가 뚜렷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 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1년 만에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AA-급 이상 기업 가운데 8곳의 신용등급 및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A급(A-~A+) 기업은 19곳, BBB+급 이하 비우량 기업은 22곳이 신용도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계열사도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AA+→AA)을 비롯해 롯데지주(AA→AA-), 롯데렌탈(AA-→A+), 롯데물산(AA-→A+), 코리아세븐(A+→A), 롯데오토리스(A→A-) 등의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적자가 심화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떨어졌다.

여천NCC(A+→A), 효성화학(A→A-) 등 침체기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 기업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건설사의 부담도 크다. 태영건설(A→A-), 한신공영(BBB+→BBB) 등의 등급이 떨어졌다.

 신용등급 강등 기조 확대 우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붙은 기업들이 하반기에 추가 강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제시한 ‘부정적’ 등급 전망은 총 81곳에 달한다. ‘긍정적’ 등급 전망은 63곳에 그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업의 하반기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발목을 잡고 있는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털사의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에이캐피탈, 오케이캐피탈, 웰컴저축은행, 오에스비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등이 신용도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들도 신용도가 추가 하향되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AA)와 SK어드밴스드(A)는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성이 떨어진 소매유통 기업들도 경고등이 켜졌다. 롯데하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AA-(부정적)’, ‘BBB+(부정적)’의 신용도가 매겨져 있다.

신작 흥행 부진에 허덕이는 게임사도 떨고 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된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부정적’ 전망이 달려 있어 향후 추가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신용도가 떨어진 기업들이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 지원 등으로 부실이 드러나지 않은 기업들이 추가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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