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민주, 마약에 도취’ 발언 윤리위 제소에 “이재명 좀스럽다”

4일 페이스북에 “참 가지가지 하신다. 역시 괴담 마약의 중독성이 독하긴 독한 모양”
같은 날, 이재명 “김 대표는 말씀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을 하는 것 같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울산시티컨벤션에서 열린 2023년 선출직 당직자 워크숍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마약 도취’ 발언과 관련해 자신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일을 두고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다는 분의 행동치고는 정말 민망하고 좀스럽기 그지없다”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저격’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다급하기는 정말 다급한가 보다”라며 “참 가지가지 하신다. 역시 괴담 마약의 중독성이 독하긴 독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 처리를 막았다고 민주당이 작년에는 국회 윤리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저를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해 일방적으로 징계한다고 설치더니, 이번엔 제가 ‘바른말’을 했다고 윤리위에 회부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김 대표의 ‘마약 도취’ 발언과 아들의 ‘가상자산 논란’과 관련해 국회 윤리위에 김 대표를 제소했다. 김 대표의 징계안에 적시된 징계 사유는 국회법에 따른 품위유지의 의무, 국회의원윤리강령 및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따른 품위유지 위반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시당 당 소속 선출직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은)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국민의 참사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는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들의 정권 시절에는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가, 정권을 뺏기자마자 그 법을 날치기 강행 처리해 통과시키는 의도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잘 알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런 과오를 계속 반복해 나가니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게 아니겠나”라고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아들이 ‘수십억원대 먹튀 의혹’을 받는 회사 언오픈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며 “제 아들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벤처기업에 직원으로 취업한 게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고 억울함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아들인 김모씨가 4개월 만에 NFT 관련 법인 2개를 세운 것이 밝혀졌고, 민주당은 김 대표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대표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재명 대표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을 향해서 ‘불치병에 걸린 것 같다. 마약에 도취됐다’ 이런 식의 발언을 하는 여당 대표(김기현)의 망언, 참으로 기가 막힌다”라며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 해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대표가 ‘민주당 혁신위원회의 1호 쇄신안인 불체포 특권 포기를 민주당 의총에서 무시했다’고 언급한 데 관해서도 “김 대표는 말씀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을 하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