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컸다. 성숙의 시간 필요” 박건우 말소는 태업성 교체 요청 때문이었다 [MK현장]
“불편함 호소는 사실이다. 그러나 고참으로서 실력 외 갖춰야 될 덕목이 있다. 원 팀에서 벗어나지 않길 바랐다. 그 부분에서 박건우 선수에게 아쉬움이 컸다.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이 박건우(33)의 1군 엔트리 말소 배경에 대해 ‘원 팀’에서 벗어나는 태업성 교체 요청이 원인이었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출장이나 경기 제외 등의 요청에 대해 박건우가 팀을 위한 판단보다는 개인의 입장이 앞섰다는 게 강인권 NC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원칙에 따라 ‘1군 엔트리 제외’라는 팀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는 게 강인권 감독의 설명이었다.
특히 박건우가 뚜렷한 부상 징후나 컨디션 저하, 혹은 난조 등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기에 말소 사유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4일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이 고척 NC-키움전을 앞두고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그리고 경기 전 사전 취재 브리핑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강인권 감독은 이런 관심에 부담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담담하게 이번 결정에 대한 사유를 전했다.
강 감독은 “너무 크게 확대 해석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연 이후 “지난주 경기를 하면서 박건우 선수가 여기저기 조금 불편함을 호소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제외 관련 박건우의 요청이 이번 엔트리 말소의 배경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그런데 다만 고참으로서 ‘실력뿐만이 아니라 또 갖춰야 할 덕목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감독이 되면서 항상 말씀드렸듯이 ‘원 팀(One Team)’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될 수 있으면 안 하기를 바랐다. 또 내가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박건우 선수한테 아쉬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박건우는 1106경기에서 개인 통산 타율 0.324를 기록하고 있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정교한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통산 타율에서 현역 선수 가운데선 키움 이정후(0.339) 다음의 2위, 역대 선수 기준으로는 故 장효조(0.330, 전 삼성)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순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에도 박건우는 타율 0.286/출루율 0.385/장타율 0.431 등 주요 타격 기록들이 과거 좋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 내 1위와 공동 1위에 해당할 정도로 팀내 비중이 크다.
그런 대단한 위치의 선수인만큼 경기 출전 등에 대해 더 많은 책임감이 있길 바랐다는 강 감독의 설명이었다.
경기 제외가 아니라 엔트리 말소로 사실상 전반기를 마치게 됐다. 팀의 입장에서나 수장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수 있다. 강 감독은 “박건우 선수가 성숙 될 (수 있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가서 혼자서도 고민을 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엔트리를 조정하게 됐다”며 박건우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라’는 확실한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개인보다 팀이 무조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측면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강 감독은 “그렇게 보면 될 것 같다”고 긍정했다.
결정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결국 지난 2일 수원 KT위즈전에서 보여준 모습이었다. 강 감독은 “결정적인 건 일요일이었겠죠”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꺼렸다. 이날 박건우는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후 8회 초를 앞두고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박건우가 교체를 요청한 모습에 대해 강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크게 실망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강 감독은 이 결정이 선수단에 메시지를 주는 차원의 결정, 즉 ‘선수단 기강잡기’나 일종의 ‘선수 길들이기’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강 감독은 “무슨 ‘선수 길들이기’다(라거나), 무슨 ‘기강 잡기다’라는 그건 절대 아니다”라며 “항상 그랬듯이 내가 갖고 있는 원칙에서 벗어나선 안된다는 그런 메시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박건우와는 따로 만나지 않았다. 강 감독은 “밖에서 만나지는 않았다”며 단호한 어조로 이같은 배경을 통보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박건우의 이번 행동이나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잘못된 관행처럼 보여주는 일종의 ‘스탯 관리’나 결장 등의 태업을 이유로 꼽는다.
‘멀티히트 후 교체 혹은 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 경기에 나오지 않으려는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직격 질문에 강 감독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분명한 원칙을 전했다.
강 감독은 “그건 내가 생각할 때, 선수 본인이 이렇게 (빼달라고 요청)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코칭스태프가 판단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마지막 결정은 감독이 하는 부분”이라며 “항상 컨디션이 좋다고 계속 경기를 나갈수 있거나, 안좋다고 항상 빠지거나 대기를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기존에 갖고 있는 원칙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명확한 기준을 전했다.
‘팀 박건우’가 아니라 ‘팀 NC’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강 감독은 “지금 우리 외야에 젊은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좋은 활약들을 분명히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또 그만큼 준비도 했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강 감독은 끝으로 박건우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박건우 선수가 조금 더 성숙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 우리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지 않나. 박건우 선수를 보고 야구하는 친구들도 있고 분명히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 정도 마음을 갖고 (야구를) 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갖고 있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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