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자금 증여세 면제 대폭 확대 … 젊은 세대로 '富 이전' 촉진
신혼부부 한정해 증여세 공제
최대 2억원까지 적극 검토
3600조 넘어선 고령층 순자산
젊은층 돌려 경제활성화 노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도 확대
외국인 고용 쉽게해 일손 '숨통'
◆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
정부가 결혼할 때 부모에게 증여받는 자금에 한해 공제한도(기존 5000만원)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고민이 담겨 있다.
세금 부담을 낮춰주면 젊은 세대가 결혼 생활을 시작할 때 좀 더 여유를 갖게 되고, 출산율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동시에 고령층에 묶여 있는 36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사후 상속이 아닌 생전 증여로 전환해 생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4일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예비 신혼부부의 증여자금 공제한도를 높이고 출산·보육수당 비과세한도를 늘리는 등 저출산·고령화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혼인자금의 증여세 공제 확대다. 현재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성인 자녀나 손주 등 직계비속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1인당 50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증여한도는 10년간 누계 기준이 적용된다. 성인은 10년간 5000만원, 20년간 최대 1억원까지 세금을 물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제한도를 넘기면 과세표준별로 10~50%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공제한도가 2014년 3000만원에서 5000만원(미성년 1500만원→2000만원)으로 올라간 이후 9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 2162조원)와 1인당 국민총소득(GNI·4249만원)은 증여세 공제한도가 올라간 2014년 이후 각각 38.3%, 37.3% 늘었다.
세대 간 자본 이전을 촉진해 청년층의 소비 여력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일경제가 통계청 가구별 순자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베이비부머 등 60세 이상 고령층 순자산은 지난해 사상 처음 3600조원(3658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경제 규모보다 1.7배 많은 돈이 고령층에 묶여 있는 것이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공제한도는 여론 수렴을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세법 개정안을 통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세무 업계에서는 정부가 공제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2억원까지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비 부부가 각자 증여를 받는다고 하면 2억~4억원까지 공제 혜택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고령화 대책으로 사적 연금과 주택연금 가입 인센티브를 늘린다는 방침도 밝혔다. 2013년부터 11년째 그대로인 사적 연금 분리과세 기준(현행 1200만원)을 높인다는 것이다.
현재 월 10만원인 출산·보육 수당 비과세한도를 확대하고 자녀장려금을 늘리면서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양육 지원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급감하는 일손을 보강하고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외국인 노동력도 수혈한다. 정부는 오는 4분기 취업비자 체류 기간을 늘리고 대상 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의 범정부 외국인 정책 개편 방안을 발표한다. 전문인력에게 문호를 열어주는 취업비자 총량제 도입을 검토하며 지난해 연 2000명이었던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쿼터는 올해 3만명 이상으로 늘린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 사업도 진행된다. 내년 비전문인력(E-9) 비자의 가사 서비스 인증기관 취업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외국인, 지자체 내 동포 가족을 대상으로 거주(F-2)·동포(F-4) 비자를 선발급한다.
[김정환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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