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日 원전 오염수 방류 적합"

4일 그로시 사무총장 일 기시다 총리 만나 보고서 전달
부산 시민사회, 정치권 등 규탄 움직임 여전히 거세
중국 측도 IAEA 보고서 정당성에 의문 제기하기도
지역 상인 안도, 수산업계 소비 증진 위해 나설 방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과 관련해 국제기준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정치권 등의 반대하는 움직임은 여전히 거셌다. 중국도 IAEA 보고서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부산 지역 등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산업계는 수산물 소비 증진을 위해 발벗고 나설 방침이다.

라파엘 그로시(왼쪽) IAEA 사무총장이 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4일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종합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2년간에 걸쳐 평가했다. 적합성은 확실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고 최종 보고서의 결론을 설명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진행하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의 결론이다. 오는 7일까지 일본에 체류하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5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방류 시설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후 7일부터 방한해 9일까지 머무르면서 한국 정부에 이를 설명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여전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하는 움직임이 거셌다. 이날 진보당 부산시당은 IAEA 오염수 방류 최종보고서의 발표를 앞두고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 규탄 기자회견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IAEA의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긴급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에 오염수 해양 방류를 사실상 용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고, 방류 현실화에 대비하기 위한 콘트롤타워 성격의 종합대책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검증 절차도 투명하지 않고, 기준도 공개되지 않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짜고 치는 판’이라고 생각한다. IAEA는 원자력발전소 자체의 안전성을 따지는 곳이지 오염수가 해류에 따라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곳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도 IAEA 보고서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일 중국대사는 “부여된 권한에 비춰 IAEA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적 원자력 기술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기구다. 해양 환경과 생물학적 건강에 관한 원자력 오염수의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기관이 아니다”며 “IAEA는 일본 측 해양 방류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증명할 수 없으며 일본이 져야 할 도의적 책임과 국제법상 의무를 면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표가 알려지자, 부산 등 지역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은 안도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A 씨는 “그동안 손님이 확 줄어든 게 느껴져 힘들었다. 이번 발표 이후 손님이 조금이나마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근 한 상인도 “그나마 다행이다. 다시 수산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산업계는 생존이 달린 만큼 수산물 소비 증진을 위해 나설 방침이다. 고등어를 어획, 국내에 공급하는 대형선망수산물협동조합은 휴어기를 끝내고 오는 6일 조업에 나서면서 50여 척의 어선에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출항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번 IAEA의 보고 결과에 따라 여름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준비를 위한 최종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